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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이 예산신속집행에서 꼴찌권인 이유

"연말에 태풍 피해 등 복구예산 집중돼 집행기간 부족"

울진군 청사 매일신문DB
울진군 청사 매일신문DB

경북 울진군의 6급 팀장들은 매주 화요일이 두렵다. 부군수가 주재하는 '2020년 소비투자분야 예산 신속집행 현황'을 실과별로 점검하기 때문이다.

울진군은 현재 4분기 집행 실적이 도내 23개 시·군 중 20위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1천665억원 중 집행 실적이 662억원으로, 목표액 대비 39.7%에 그친다.

때문에 매주 화요일이면 부군수가 부서별 주무팀장을 불러 신속집행 점검회의를 열고 팀장들을 다그치고 있다. 특히 5억원 이상 부진한 투자사업에 대해 중점 관리하고 있다. 그나마 이런 닦달(?) 덕분에 지난주보다 경북에서 한계단, 전국에서 5계단이 올랐다.

울진군은 실적이 하위권에 머무는 이유가 있다고 항변한다. 올해 태풍 피해가 집중되면서 재난피해복구 관련 예산이 연말에 한꺼번에 내려왔고, 이를 일사천리로 집행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배수펌프장 등 대형 사업은 설계 등 사업추진에 1년 가량 필요한데 예산은 연말에 내려왔고, 결국 예산집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울진군 한 공무원은 "업체들은 공사 전에 기성금을 미리 지급받을 경우 회계상 부채로 잡히는데다 보증보험 가입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달가워하지 않는다. 또한 공사계약시 선금 지급으로 업체에 대한 공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도 발생해 예산 조기집행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연말만 되면 정부에서 예산조기 집행을 독촉하는데, 울진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지자체 공무원들이 머리가 아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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