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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수 기자의 클래식 산책<37>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 '로마의 소나무'·'로마의 분수'·'로마의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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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현악 音 로마를 그려내다

'로마'라고 하면 역사의 도시, 예술과 낭만의 도시, 종교의 도시 등 여러 가지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고대 유럽을 지배했던 로마제국의 수도 로마와 현대의 로마를 인상파적인 관현악 음악으로 그려낸다면 어떤 모습일까?

레스피기가 작곡한 교향시 이른바 '로마 3부작'으로 불리는 '로마의 소나무', '로마의 분수', '로마의 축제'는 옛 로마시대의 고풍스러움과 현대 속의 로마를 동시에 표현한 작품이다.

'로마의 소나무'는 옛 로마의 영광과 승리를 재현한 곡으로 레스피기의 교향시 중에서도 대표적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 4곡으로 이뤄져 있다. 소나무 숲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을 묘사한 제1곡 '보르게제의 소나무', 경건한 종교의식이 묵직하게 펼쳐지다가 고조되고 가라앉는 흐름 속에서 장엄한 클라이맥스가 압권인 제2곡 '카타콤베 부근의 소나무', 바티칸 남쪽 자니콜로 언덕을 배경으로 나이팅게일이 지저귀고 보름달 비추는 밤의 정경을 묘사한 환상적인 분위기의 제3곡 '자니콜로의 소나무', 고대 로마군의 위용을 지켜보는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를 주제로 한다.

특히 '자니콜로의 소나무'가 인상적인데, 이 대목은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자연의 소리를 표현한 진수로 평가 받는다.

'로마의 분수'는 새벽부터 황혼까지 네 개의 분수가 주는 인상을 네 개의 음악으로 묘사하고 있다. '새벽의 줄리아의 분수', '아침의 트리토네 분수', '한낮의 트레비 분수', '해질녘의 메디치 분수' 등을 색채감있게 살려낸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네 개의 분수 중에서 트레비 분수가 가장 규모가 크고 또 가장 유명하다. 로마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등 뒤로 동전을 이 분수에 던진다. 로마에 다시 돌아오기를 기원하면서….

'로마의 축제' 역시 4부로 구성된 곡으로, 앞의 두 작품이 로마의 건축물이나 자연을 대상으로 한 데 비해 고대 로마, 중세, 르네상스, 현대의 순으로 역사적으로 유명한 축제를 다루고 있다. 그 축제의 갖가지 양상을 통해 인간을 그린 것이다. 작곡 수법도 다이내믹하게 폭을 넓혔고 색채감도 휠씬 풍부해져 로마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하다.

로마의 경치와 문화유산을 담아낸 '로마 3부작'을 듣고 있노라면 '영원의 도시' 로마가 눈앞에 생생히 그려지는 것 같다. 낙엽과 단풍의 계절 가을, 소나무가 들려주는 로마의 옛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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