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예술감독 심상용)가 9월 10일부터 11월 2일까지 '누락된 의제-37.5도 아래'를 주제로 대구문화예술회관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동산동) 일대,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던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1년 연기, 예술감독 교체, 주제 변경, 작품 전반 재검' 등 난관을 헤쳐 나왔다.
이번 사진비엔날레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존 전시 형식에서 탈피한 '포토월 프로젝트-서문시장역 1번 출구'라고 할 수 있다. 제목 '서문시장역 1번 출구'에서 보이듯 대구의 역사적 장소와 건축물을 배경으로 열리는 전시다. 서문시장, 동산병원, 청라언덕, 3·1운동 계단 등 대구의 근현대 역사를 배경으로 '대구 사람, 우리는 누구인가'를 은근하게 묻는다.
어마어마한 내공을 보여주는 주제전을 비롯해 특별전, 기획전, 초대전, 부대 전시 등 볼거리가 넘치지만, 사진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전시는 동산병원 (구)어린이집에서 열리고 있는 '히어로즈 2020'전이다. 동산병원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고통과 두려움에 몸부림칠 때, 대구가 사투를 벌인 최일선이다. '히어로즈 2020'전은 코로나19라는 고통과 위험, 혼돈에 맞서 고군분투한, 지금도 진행 중인 의료인들의 봉사와 희생정신을 담고 있다. 동산병원 의료인, 대구소방안전본부, 대구의사회, 골든타임응급환자이송센터 등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다.
지난해 대구에 닥친 코로나19는 '사신'(死神)이자 '공포' 자체였다. 그 혼돈 속에서 대구 시민들과 의료인들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절제와 불굴의 의지로 전염병에 대처하는 인류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히어로즈 2020'전은 대구 시민 스스로에게 수여하는 상장이자, 삶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묻는 예술작품이다.
이 외에도 사진작가를 육성하기 위한 '작가 브랜딩 프로그램', 대구 사진 선구자들의 작품을 통해 공감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대구사진사 시리즈Ⅱ'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돼 있다. 주말과 휴일에 자동차로 먼 곳을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시공을 넘나드는 사진 예술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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