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게이츠 550일간의 투쟁 마무리…,"노사 상생 협의체 구성해야"

투쟁 550일, 천막농성 226일, 상경투쟁 43일 만에 종료
제2의 한국게이츠 사태 막기 위해선, '노사 상생 협의체', '외국 투기자본 제재' 필요

27일 오전 전국금속노동조합 대구지부 등 40여 명이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일 오전 전국금속노동조합 대구지부 등 40여 명이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게이츠 투쟁' 종료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재환 기자

한국게이츠의 흑자폐업으로 해고된 노동자들이 사측과 합의하면서 투쟁을 마무리했다. 투쟁을 시작한 지 550일 만이고, 천막농성 226일, 상경투쟁 43일이 지나서다. 합의 내용은 비공개했지만 이들이 요구했던 고용승계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대구지부 등 40여 명은 27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된 노동자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도 물러서지는 않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성과가 있었다. 오늘로 길었던 1년 6개월간의 투쟁을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기업의 산업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생존권도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선 지자체가 노사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중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산업 전환 시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은 많지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노동자들이 보금자리를 잃고 생존의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대구시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미래산업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노조는 제2의 한국게이츠 사태를 막기 위해 외국 투기자본의 일방적 폐업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편 한국게이츠는 30년간 대구 달성군의 미국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으로, 지난해 6월 말 폐업 통보와 함께 노동자 147명을 해고했다. 이 중 19명 등으로 구성된 노조는 생존권 보장을 요구해왔고, 한국게이츠의 모회사인 미국 게이츠로부터 국제교섭을 약속받고 이달 초 극적으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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