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겨울 사상 처음으로 칠곡보 수문을 개방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주변 농민들의 시선에 근심이 가득하다. 현재는 미세한 수위 조절만 이뤄졌지만 추가로 수문이 개방되면 농업용수 확보에 지장이 생길 수 있어서다.
6일 환경부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지어진 칠곡보가 지난해 11월부터 수문을 열고 수위를 1m가량 낮췄다. 칠곡보 수문이 열린 건 지난 2012년 보 준공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가 본격화했고 대구경북 낙동강 수계 보들이 각종 모니터링 명목으로 줄줄이 개방됐지만 칠곡보는 유일하게 제외됐었다.
칠곡보와 인접한 낙동강 상류에 구미 해평취수장 등 대규모 취·양수 시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문 관리수위가 해발 기준 25.5m인 칠곡보는 0.4m 이상 수위가 낮아지면 취수장 가동이 불가능해진다.
취수장 시설을 개선해 취수구를 낮추고 펌프 시설을 개량하는 데는 수백억원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취수제약 수위보다 1m나 낮게 수문이 개방됐다.
이는 2011년 구미 취수장 가물막이 붕괴로 구미·김천·칠곡 지역에 초유의 5일간 단수 사태가 벌어진 뒤 설치한 비상용 보조취수시설을 처음 가동했기에 가능했다고 환경부는 설명한다.
취수장을 운영·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지난해 보조취수시설 가동이 정상적으로 되는지 점검을 벌였고 '문제없다'는 결론을 얻은 뒤 칠곡보 수위를 낮췄다는 얘기다. 수위를 1m만 낮춘 것은 주변 지하수 수위 저하 등 농업용수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를 고려했다고 한다.
그간 수문 개방에서 배제됐던 칠곡보의 '빗장'이 풀리면서 인근 농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칠곡보 영향을 직접 받는 지하수공은 왜관읍·북삼읍·석적읍·약목면·기산면 일대 수막 재배용 수막공 76공, 노지 재배용 지상펌프 800여 공이 있다.
농민들은 지금보다 수위를 더 낮추면 지하수 등 농업용수 공급에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지난 2019년 구미보 수위를 낮췄을 때도 선산·해평 지역 수막재배 및 낙동면 일원의 지하수 이용에 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겨울철 보 개방 정도를 결정할 때 해당 시군 등과 협의했고 농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만큼만 수위를 낮춰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추가로 수위를 낮춘다면 대책 마련이 선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부는 구미보 수문도 열어 수위를 2m 낮춘 채 유지하고 있다. 과거 개방 이후 지장이 발생한 지하수 시설 개선이 이뤄진 만큼 올해는 접수된 민원이 없다.
상주보는 지난해 11월 한 차례 수문을 개방했다가 며칠 뒤 수위를 회복했다. 상주보 개방에 따라 취수 장애가 우려되는 사벌매호취수장은 2020년부터 사업비 890억원을 투입, 시설 보강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공정률은 50%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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