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에서만 32년' 최무영 전 스카우트 팀장…"아마 저변 확대 힘쓸 것"

"퇴직 후 앞으로 야구 저변 확대 위해 자신이 할 일 찾는데 노력해나갈 것"

삼성라이온즈 최무영 전 스카우트 팀장. 김우정 기자
삼성라이온즈 최무영 전 스카우트 팀장. 김우정 기자

"퇴직 후 삶이요? 제 경험을 살려 아마추어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도움을 줄 생각입니다."

삼성라이온즈에서만 32년 근무한 최무영 전 스카우트 팀장은 퇴직을 앞두고 제2의 야구인생을 설계 중이다. 국내 전 구단을 통틀어 한 구단에서 선수, 프런트로 평생을 일하고 정년퇴직하는 사례는 그가 처음이다.

2022 신인 드래프트 업무까지 마무리한 뒤 팀장직을 내려놓고 현재는 프런트 운영 전반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경북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86년에 외야수로 삼성에 입단해 4년간 선수생활을 했고, 1991년 김성근 전 감독의 제안으로 구단 전력분석원으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매니저, 스카우트 등을 거쳐 운영팀장, 육성팀장, 마케팅 팀장, 스카우트 팀장 등을 거치며 삼성의 선수단 관리 전반을 도맡았다. 그중 스카우트 업무가 주된 역할이었다.

최 전 팀장은 "스카우트 쪽이 선수 출신들이 잘할 수 있는 업무여서 구단에서도 믿고 맡겼고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공부도 많이 했다"며 "스카우트와 감독의 성향에 따라 팀의 색이 바뀐다. 옛날에는 공격 위주의 야구가 각광을 받으면서 장타력이 삼성의 색이었다면 선동렬 감독 체제에서는 지키는 야구로 투수력을 강화시키는 야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을 앞두고는 응집력이 강한 정교한 타자, 기동력과 수비를 갖춘 선수들이 더 필요하다고 봤다. 또 야수들이 나이가 많아서 세대교체를 위한 미래 자원이 필요했다. 이번에 삼성이 선택한 신인들은 그런 의미에서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스카우트 활동을 하며 당시 대학 진학과 프로팀 입단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승엽을 삼성으로 입단시킨 일화는 지금도 유명하다.

경북고 후배인 이승엽과 대학 진학을 원하는 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매일 찾아갔고, 한양대 선배들과 당구장에 있던 이승엽을 '납치(?)'하면서까지 삼성에 입단시켰다.

최 전 팀장은 "부모는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프로보다 장래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대학을 보내는 것이 더 좋다는 판단을 했었다"며 "프로선수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많이 달랐다. 하지만 선수로서 이승엽의 재능은 정말 대단했기 때문에 꼭 붙잡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200명이 넘는 선수를 스카우트한 최 전 팀장은 나름 기준도 분명했다. 첫째가 성장 가능성, 둘째가 자신감과 배짱 등을 모두 포함한 멘털이다.

그는 "지금 잘하는 선수보다 앞으로 잘할 선수를 뽑는 게 스카우트의 역할이다. 잠재성을 갖고 프로선수로 뛰며 목표를 이뤄나갈 수 있는 선수를 가장 먼저 선택한다"며 "주눅들지않는 자신감과 배짱으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을 지닌 선수가 대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년퇴직 후 구상을 묻자, 그는 "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아마 인프라가 튼튼해야 한다. 통상 해마다 졸업하는 1천여 명 중 10%인 100여 명이 프로팀의 선택을 받는다. 나머지 90%의 선수들의 미래에 야구계가 고민을 함께 해야 한다. 연구하고 공부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정말 고마운 팀이다. 구단에도 도움이 될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힘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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