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순리대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요"
경북 성주군 금수면에서 '오르틴 버섯'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버섯을 키우고 있는 고명애(51) '고여사버섯' 대표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한 소회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9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가 인정받는 커리어우먼으로 살아왔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큰 병을 앓다가 회복하면서 버섯을 만나기까지 고 대표는 역경조차 순리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인생을 계속 조각해나가고 있다.
고 대표는 대구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던 중 건너간 미국에서 마케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마케팅 관련 업무 뿐만 아니라 부동산 관련 업무, 프로젝트 매니저 등 다양한 방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한 때는 미국의 한 도시에서 한인회 회장까지 맡는 등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그렇게 20여년을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고 대표는 돌연 한국행을 결심한다.
"미국에서 일하는 동안은 일에 미쳐 사느라 가족도 잘 만나기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던 어느 날 오빠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너 지금 행복하니?'라고 묻더라고요. 갑자기 눈물이 솟구치는 걸 겨우 참아가며 통화를 끝냈고 그 때 '내가 소중한 것들을 모르고 살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국으로 오게 됐어요."
그렇게 돌아온 한국에서 쉬던 중 고 대표는 큰 병을 얻게 된다. 3년 전 갑자기 배가 아파 찾은 병원에서 난소암 진단을 받게 됐던 것. 항암 치료와 함께 의사는 최대한 쉬면서 전원생활로 기력을 회복할 것을 권했고, 그 때 오르틴 버섯을 만났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소개받은 식품 중 하나가 오르틴 버섯이었는데 고 대표는 "항암치료 기간 동안 이 버섯을 먹으면서 기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 대표가 재배하는 오르틴 버섯은 아미노산 성분 중 하나인 '오르니틴'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된 버섯으로, 표고버섯과 송이버섯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버섯이다. KS-11이라는 국립산림품종보호종 종균을 국내산 참나무 배지에 키워낸 이 버섯은 줄기도 부드러워 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난소암이라는 역경을 만났지만 오르틴 버섯으로 다시 일어서고 있는 고 대표는 젊은 시절 미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열정을 불태울 준비를 하고 있다. 당장 다음달 이후부터 버섯 농장을 귀농 희망자를 위한 체험 및 교육 공간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신선한 버섯을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현재 운영하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뿐만 아니라 회원제를 통한 버섯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도 고민 중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버섯의 수출도 장기적인 목표로 세우고 있다.
버섯을 키우면서 고 대표는 사람과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재차 깨달을 때가 많다고 한다.
"버섯 주문을 받으면서 주문하시는 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아요. 대부분 저와 같은 암환자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의 사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와 가까운 사람, 가족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새롭게 깨달아요. 귀농하고 버섯 농사를 지으면서 알게 된 새로운 깨달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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