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킥보드가 거리의 '골칫거리' 신세를 면할 수 있을까?
공유 킥보드 사고와 무단 방치가 폭증하고 있다. "제발 공유 킥보드 좀 치워달라"는 민원도 폭발하고 있다.
행정 기관도 칼을 빼들었다. 대구시는 3월부터 공유 킥보드가 인도를 달리지 않도록 자전거도로를 개선하고 무단 방치된 킥보드를 견인한다.
다만 벌써부터 수거 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 같은 행정 조치가 과연 시민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상화된 무단방치에 빈발하는 사고
대구 도심을 달리는 전동킥보드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구에서 공유서비스에 투입된 전동킥보드는 모두 5천670대로 서비스 도입 초기인 2020년 9월 1천50대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비수기인 겨울철에는 운행 대수를 줄이는 점을 고려하면 날씨가 풀리는 봄이나 여름에는 전동킥보드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업체 관계자는"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전반적으로 이용이 줄었지만, 대구에서는 꾸준히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했다.
전동킥보드가 늘면서 사고 건수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과 대구시 등에 따르면 2020년 9~12월 간 발생한 전동킥보드 사고는 43건으로 집계됐다.
관련 규정이 강화된 지난해에도 55건의 사고가 발생해 63명이 다쳤다. 실제로 혼자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지거나, 경미한 사고는 포함되지 않아 실제 사고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늘어나는 전동 킥보드가 마구잡이로 주차돼 불편을 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시에 따르면 2020년 9~12월 대구 전역에서 접수된 무단 방치 신고만 503건에 이른다. 택시 운전사 A(62) 씨는 "하루에 나뒹구는 킥보드만 수십 대를 본다"며 "수거가 이뤄진다해도 대구 곳곳에 흩어져있기 때문에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전거도로 이용 어려워… "인도밖에 다닐 길이 없어요"
전동킥보드를 마음놓고 탈 수 있는 자전거도로가 부족한 점은 사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일 찾은 도시철도 1호선 반월당역~명덕역 구간의 자전거도로는 곳곳이 끊어진 형태였다. 자전거도로가 인도로 이어져 있어 인도를 달려야하거나 인도 보도블럭 턱이 높아 넘어지기 쉬운 곳도 눈에 띄었다. 자전거도로 바닥은 곳곳이 깨지거나 갈라진 곳도 적지 않았다.
전동킥보드 이용자 이모(25) 씨는"골목길을 달리던 중 사람과 마주치거나 강아지가 갑자기 튀어나와 사고가 날 뻔한 경험도 했다"며 "전동킥보드는 바퀴가 작아 길에 돌맹이가 있거나 턱이 조금만 높아도 손잡이가 확 틀어져 사고 위험이 크다"고 털어놨다.
전동킥보드가 인도로 밀려나면서 보행자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2020년 9~12월 대구시에 접수된 전동킥보드 안전 관련 신고는 657건으로 대부분 지나가는 킥보드에 위협을 느끼거나 위험하게 주행하는 운전자에 대한 신고였다.

◆3월부터 무단 방치하면 견인…수거인력 부족은 한계
대구시는 전동킥보드의 인도 주행과 무단 방치 등을 근절하고자 자전거도로 개선과 보관 장소 확충 등에 나섰다.
시는 올해 총 사업비 22억5천만원을 투입해 자전거도로를 보수할 방침이다. 비분리형 겸용도로에 경계석을 세워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분리하고, 끊어지거나 노후한 자전거도로는 실태조사 후 보강하기로 했다.
3월부터는 불법 주차된 전동킥보드 견인도 시작한다. 횡단보도나 보도블럭 등에 불법 주차 신고가 접수되면 소유자에게 연락하고 1시간 뒤에 구·군에서 수거해 보관한다. 수거로는 1대 당 8천원, 보관료는 하루 최대 5천원이 청구된다.
전동킥보드 안전보관함 7천대와 전용보관대 6천대를 설치해 불법 주차를 막고, 폐쇄회로(CC)TV를 통한 무인단속도 강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늘어나는 전동킥보드 무단 주차에 비해 수거 인력이 충분치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현재 수거 담당 인력은 각 구·군별로 2명에 불과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계도 기간인 다음달 28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인력 보충을 검토할 것"이라며"현재는 지자체가 나서기 전에 업체가 먼저 조치를 한다. 업체들과 연락망을 구축했고, 민원 접수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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