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에도 멀찍이서 "엄마"…'비대면 면회'에 눈물 짓는 사람들

다음달 6일까지 요양시설 방문 면회 금지…연장 가능성도
사전 예약 안하면 비대면 면회도 못해…영상통화, 편지로 달래

대구 달성군의 한 요양원을 찾은 보호자들이 입소자와 비대면 면회를 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6일까지 전국 요양시설의 대면 면회를 금지했다. 김세연 인턴기자.
대구 달성군의 한 요양원을 찾은 보호자들이 입소자와 비대면 면회를 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6일까지 전국 요양시설의 대면 면회를 금지했다. 김세연 인턴기자.

"어머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잘 들리시죠?"

28일 오후 대구 달성군의 한 요양원. 명절을 앞두고 연로한 어머니를 뵈러 온 자녀들이 유리 칸막이 앞에 모였다.

손을 잡을수도, 직접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지만, 자녀들은 유리창을 통해서나마 그리운 어머니의 표정을 읽으려 애썼다.

"괜찮다"며 서로를 위로하지만 회포를 풀기엔 짧은 시간. 아쉬운 면회가 끝나고 가족들은 다음 만남을 약속하며 쓸쓸하게 돌아섰다.

중증환자들이 많은 요양병원도 안타까운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같은날 오전 대구 수성구의 한 요양병원을 찾은 김모(32) 씨는 "비대면 면회라도 해보려 사전 예약을 시도했지만 끝내 실패했고,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면회를 왔다"면서 "올해 설에는 집안에 좋은 소식이 많아서 직접 손이라도 잡고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맹위를 떨치면서 올해 설 명절 어르신 요양시설에서 대면 면회가 중단됐다. 정부는 설 연휴 특별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다음달 6일까지 전국의 모든 요양원과 요양병원에 비대면 면회만 허용했다.

요양시설들은 대부분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거쳐 비대면 면회를 허용하고 있지만 예약 신청이 몰리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달성군의 한 요양원 관계자는 "하루 최대 15팀에만 면회를 허용하고 있는데다 연휴 기간 면회 예약은 이미 끝난 상태"라며 "미리 예약 신청을 하지 못한 보호자들을 위해 영상통화로 디지털 면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남구의 또다른 요양병원 관계자는 "사전 예약에 실패한 보호자들은 정말 많이 아쉬워한다"면서 "비대면 면회도 못하는 가족들을 위해 영상통화나 편지 전달 등 안부를 전할 다양한 수단을 연구 중"이라고 했다.

가족들의 그리움은 커지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당분간 방문 면회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오미크론 확산 예방 대응 안내 지침에 따라 오는 6일까지 대면 면회를 제한했지만 현재 확진자 규모로는 대면 면회 금지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