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대학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책'과 벗이 됐다. 수천, 수만권의 책이 그의 손을 거쳐 제 자리를 잡았다. 그에게는 자연스레 종이 내음과 글 향이 스몄다. 언제부턴가 그는 읽기 너머 쓰기를 넘보았다.
최근 자신의 첫 수필집 '남의 눈에 꽃이 되게'(북랜드)를 펴낸 서미숙 작가.
그는 "나만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내가 걸어온 자취와 생각의 파편들이 흩어지기 전에 문자로 기록하는 작업은 힘겨우면서도 즐거웠다"고 말한다.
272쪽 분량의 수필집에는 5부로 나눠 47편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가 말했듯 자신의 이야기, 억울하고 슬프고 부끄러운 일을 글로 풀어냈다.
자신의 민낯을 마주하면서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보다 나은 방향을 지향했다. 글 쓰는 그 자체가 그에게는 치유가 되고 위안이 됐다.
서미숙 작가는 "수필은 글 분량이 적당하다. 시처럼 짧지도, 소설처럼 길지도 않다. 생각을 담아내기에 충분해 내 호흡에 알맞다. 글이 곧 사람이라 했던가. 수필은 때로 나를 불편하게 하지만, 그래서 수필이 좋다"고 한다.
그는 2009년 첫 수필 '옛 사람을 벗하다'를 썼다. 자신의 호 '고우'(古友)를 둘러싼 얘기다. 2005년 고전 윤독회에 들어가 소중한 인연을 맺고 이어가면서 글 선생이 광산김씨 문중의 문집 '오천세고'에서 발견한 '이고인위우'(以古人爲友·옛 사람을 벗 삼는다)라는 글귀가 그와 맞아 '고우'라는 호를 지어 주었다.
수필집 대문 글로 끄집어낸 '남의 눈에 꽃이 되게'라는 글은 40대 청상의 고단한 삶에도 4남매 자식들이 '남의 눈에 꽃이 되게 해달라'고 빌던 시어머니의 삶과 바람이 헛되지 않기를 걱정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장호병 (사)한국수필가협회 명예이사장은 수필집 발문에서 "서미숙 작가의 수필집을 읽으면서 '사람이 곧 글'이라는 뷔퐁의 말을 떠올린다. 수필집에 투영된 작가의 삶과 문학에서 그의 실존을 살펴본다"고 했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서 작가는 도서관 사서, 독서논술·NIE강사, 한국국학진흥원 이야기할머니사업단 연구원으로 일해왔다. 2015년 계간 '문장'에 '만권의 책을 읽다'와 '사랑할배'로 등단했다.
그는 '사랑방 안동'에 '종점 기행'을 연재하는 등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고 권정생 선생의 삶을 좇아 전국을 다녔다. 100여 명을 만나 선생과의 일화를 듣고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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