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림에서 최근 몇 해간 대형 산불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원인이 무엇인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올해 들어 극심한 가뭄과 침엽수 비율이 높은 산림 특성, 동해안의 강한 계절풍이 경북의 산불 가능성과 대형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2~5월 강수량과 강우 일수는 전국이 292㎜, 33일인 반면 경북은 284㎜, 29.9일로 적다. 안동에 초대형 산불이 났던 2020년에는 같은 기간 전국 강수량이 231㎜였으나 경북은 163.6㎜에 그쳤다.
올해에도 지난 1월 대구경북 강수량은 1973년 이후 역대 네 번째로 적었고 대구, 안동, 영천은 해당 기간 강수량이 0.0㎜를 기록했다. 날씨에 따른 경북 산림의 화재 가능성이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의미다.
활엽수림보다 산불에 취약한 침엽수림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도 경북이 산불에 취약한 요건이 된다.
전국 임상별 산림면적 중 침엽수림은 37%를 차지하지만 경북은 42%로 5%p(포인트) 더 높다. 활엽수림은 전국 32%보다 6%p 낮은 26%의 비율을 보인다.
침엽수림이 상대적으로 많고 활엽수림은 더 적으니 산불이 나기 쉬운 임상 구조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과거보다 화목 보일러 등을 위한 땔감 활용이 줄어 산림 내 낙엽층이 축적되고 있는 점도 최근 잦은 산불의 원인으로 꼽힌다.
동해안을 품은 지형도 산불 예방에 불리한 조건이다. 봄철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부는 양간지풍이 작은 산불도 대형 산불로 커지게 하기 때문이다. 고온건조한 양간지풍이 가뭄, 침엽수림 등 조건과 결합돼 경북의 산불을 잇따라 대형화한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경북에서 30ha 이상 피해를 낸 대형 산불은 총 9건이 발생해 한 해 한 번꼴의 빈도를 보였다. 지난 2020년 안동에서는 초대형 산불이 나 1천944ha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안동 307ha, 예천 112ha 등 피해를 낸 대형 산불 2건이 동시에 나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산행 인구가 늘고, 농·산촌의 영농 부산물 소각 행위 등이 여전한 것도 산불 위험을 증가시킨다. 특히 경북 농·산촌 주민의 고령화는 소각 행위에 따른 발화 시 진화 대응력도 떨어뜨리고 있어 산불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가뭄 등 여러 자연 조건이 산불의 원인이 되지만 결국 불씨를 낳고 퍼뜨리는 건 사람의 활동이다"면서 "올해 30여 건 발생한 경북지역 산불 중 절반가량이 입산자, 담뱃불, 논두렁 소각 등에 따른 실화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실이 인정되면 처벌도 받게 되는 만큼 산과 인접한 곳에서 화기 사용을 할 때 항상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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