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 판 8억 돈, 건물주 꿈꾸고 들어갔는데…'10분의 1 토막' 싸이클럽 '투자유의종목' 지정

추억서린 싸이월드 재개장에 '싸이클럽' 코인도 기대감 들썩
홈페이지 부활도 차일피일, 10분의 1토막난 거래가에 투자자들 '한숨'

싸이클럽 이미지. 싸이클럽 소셜미디어 캡처
싸이클럽 이미지. 싸이클럽 소셜미디어 캡처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싸이월드 코인 '싸이클럽'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빗썸은 17일 "사업 현황 변화에 따른 투자자 보호 조치가 필요해 이를 위한 방안을 재단과 확인 중"이라며 싸이클럽 투자유의종목 지정 배경에 대해 밝혔다.

싸이클럽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입금 중지 상태다. 빗썸은 재단에 확인이 된 이후 지정을 철회할지 상폐할지 여부를 결정·공지할 예정이다. 암호화폐거래소는 코인에 문제가 생겼다고 의심되는 종목을 일단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다. 이후 재단 측 대응을 지켜본 다음 문제가 풀렸다고 판단하면 투자유의종목에서 해제하고, 그렇지 않으면 상장 폐지(거래지원 종료)로 간다.

투자유의 종목 지정이 무조건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폐가 확정되면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싸이클럽은 빗썸 한 곳에만 상장된 이른바 '김치코인'으로 환금성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빗썸의 이번 조치는 법적 분쟁에 휘말린 싸이월드의 내부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베타랩스(싸이클럽 재단 제휴사)는 코인 발행 관련 합의를 싸이월드가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며 싸이월드제트(싸이월드 운영업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최근 싸이월드제트는 싸이클럽의 시세 조종 의혹을 제기하고, 싸이클럽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는 등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인 가격은 곤두박질쳤다. 한때 400원대로 치솟았던 싸이클럽은 최근 4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10분의 1토막 난 셈이다. 투자유의종목 지정 공지가 뜬 이후로 하락폭을 키워 전날 대비해서도 하루 만에 7% 넘게 떨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 판돈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집 판돈으로 '싸이클럽'을 풀매수 했다는 사연자의 계좌.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국내 누리꾼들에게 친숙한 싸이월드의 부활이 예고됨에 따라 해당 코인 투자 열풍으로 코인판이 들썩이기도 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진입함에 따라 막대한 피해도 예상된다.

앞서 투자자 A씨는 두 달 전 쯤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당시 고공행진하던 싸이클럽을 7억8257만원 매수했다는 '인증샷'을 찍어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A씨는 "집을 팔아 생긴 돈으로 코인을 풀매수(모두 매수)했다"며 "조만간 건물주가 되어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A씨가 그 코인을 갖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대에 부풀었던 다른 투자자들도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게다가 싸이월드 재개장 역시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18일 싸이월드제트는 "21일 오전 8시부터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부터 싸이월드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해킹 시도, 앱 심사 지연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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