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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화성산업 형제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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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용 논설실장
김해용 논설실장

대구의 대표적 건설사인 화성산업㈜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형(이인중 명예회장)이 동생(이홍중 회장)을 고소 고발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도화선은 화성개발(화성산업 관계사)이 보유한 화성산업 지분 9%(112만 주)다. 이는 화성산업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마련한 완충 장치로 상법상 '상호주'로 분류돼 의결권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8일 화성개발이 또 다른 관계사(동진건설)에 기습적으로 이를 매각했다.

이로써 상호주 9%는 의결권이 복원됐다. 화성개발과 동진건설은 이홍중 회장 지배 아래 있는 회사다. 결국 이 회장 측의 화성산업 우호 지분은 최대주주 이 명예회장 측과 비슷한 20%대 안팎까지 오른 셈이다.

이 명예회장은 이것을 경영권 침탈 시도로 보고 있다. 화성산업 주당 자산가치가 3만 원을 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기는커녕 주당 1만3천300원에 매각한 것은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에 해당한다며 고소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반면, 이홍중 회장 측은 이 명예회장 측이 경영 능력 부족을 인지하지 못하고 건설 전문 경영인인 자신을 경영에서 배제하려고 시도해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고 맞섰다. 아울러 유통 분야 경영 실패로 화성산업에 큰 손해를 끼쳤다는 주장까지 폈다.

이 회장이 수십 년간 건설 분야 경험을 쌓은 경영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유통 부문 부실로 화성산업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주장은 팩트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동아백화점 및 쇼핑을 2010년 이랜드리테일에 넘길 당시 화성산업의 유통 부문은 흑자 상태였던 반면, 건설 부문은 미분양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었다. 백화점 및 쇼핑 매각 자금으로 부채를 크게 줄임으로써 화성산업이 위기를 극복했다는 것이 지역 금융 및 경제계 정설이다.

화성산업 창업주 고(故) 이윤석 회장은 "화합하여 경영하라"는 유지를 남겼다. 창업주 작고 이후 2·3세 간 합의 경영이 잘 이뤄지나 싶었는데 결국 경영권 다툼이 일어나고 말았다. 감정이 격해지고 상호 불신이 크겠지만 파국을 피하는 봉합 해법을 찾는 게 옳다. 그게 화성산업을 향토 기업이라 여기는 대구경북 지역민들과 9천 명 소액주주들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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