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임 여당 비상대책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퇴임사에 반성의 메시지를 담으라고 요구하자 현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17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사에 반성이 담겨야 한다'고 언급한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에게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깊은 유감이다.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입니까"라고 반발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그런 점에서 채 위원의 처신은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원들은 "당 비대위에도 요구한다.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 그것이 지금 비대위가 해야 할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공동성명에는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이상 가나다순) 등 모두 14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내놓은 메시지는 더욱 비판 수위가 높았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을 통해 "광주 현장 비대위에서 나온 채이배의 망언은 참기 어렵다"며 "이런 말들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다. 채이배 위원을 즉각 내보내라"고 주장했다.
채 비대위원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른바 '조국 사태'를 거론하며 "민주당이 공정의 가치를 잃어버린 뼈아픈 과정이자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분열하게 만든 내로남불이었다"며 "지난 1월 정경심 교수의 대법원 판결이 있었을 때 청와대와 민주당은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었다.
정치권에선 정권을 내 준 여당 내부에서 패권 경쟁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비주류들이 대선 패배를 계기로 '친문계'가 장악하고 있는 당을 흔들어보려는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편이라 '친문계'에 대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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