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군수 판세] 故 이승율 군수 별세로 '무주공산'

전 군수 갑작스런 별세 파장…대구경북 내에서도 보수 성향 강한 지역

김하수, 박권현, 이인훈 順
김하수, 박권현, 이인훈 順
청도군청
청도군청

경북 청도는 새해 벽두부터 군수 선거구도가 크게 요동친 지역이다. 3선 출마가 유력했으며 지지층도 두터웠던 고(故) 이승율 전 군수가 지난 1월 2일 오전 갑작스럽게 별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와병설이 돌기는 했지만, 갑작스런 이 전 군수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정치권에 즉각 파장을 몰고 왔다. 군수 선거판이 이전엔 아무도 예상못하던 '무주공산'으로 급변했다.

이 전 군수의 장례와 탈상을 기점으로 정치권에선 출마 후보군의 하마평이 속속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이 전 군수의 지지세가 견고한 가운데 대항마로 김하수·박권현 경북도의원이 나서는 3파전으로 선거 구도가 짜여졌다. 하지만 이 전 군수의 비보 이후 자천타천 6~7명 선까지 후보군이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다 물망에 올랐던 후보군 상당수는 지난 설 연휴를 기점으로 대부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청도 정치권 한 관계자는 "농촌 지역에서 지연과 학연, 혈연으로 얽힌 구도 상 수년 이상 준비해오지 않았다면 출마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특히 청도는 시골 농민들까지 후보의 이름을 외울 정도로 군수 선거에 관심이 많은 지역"이라고 귀띔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는 지난 수 년간 군수직을 바라보며 지역을 누볐던 김하수 전 도의원과 박권현 전 도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듯 했으나, 정치신인의 참신함을 앞세운 기자 출신 이인훈 예비후보의 가세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청도는 대구경북 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인 만큼 국민의힘 공천을 두고 세 사람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고됐다. 특히 별세한 이 전 군수의 조직과 기반이 탄탄했던 만큼 이들이 어느 쪽으로 쏠리게 될지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모인다.

먼저 재선 도의원 출신 김 전 도의원은 행정학 박사에 복지 전문가임을 앞세워 도전장을 냈다. 무소속으로 네 차례나 청도군수에 도전했지만 낙선한 그는 2020년 국민의힘에 복당했다.

김 전 도의원은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창조적인 행정 마인드와 정치 역량, 강한 추진력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이 필요한 시기"라며 "경북도정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청도에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출마 일성을 밝혔다.

그러면서 ▷첨단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미래농업 육성 ▷지역실정에 적합한 따뜻한 선진복지 ▷상생협력의 신성장 혁신경제 구현 ▷천혜의 관광자원을 활용한 문화‧관광산업 창출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전 도의원은 청도군의원 3선에 경북도의원 3선까지 총 24년 간 청도에서 선출직을 지냈을 만큼 지역민의 신뢰도가 높고, 지방행정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총 6선의 지방의원 경력이 있으며 군수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도의원은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대적 환경 변화에 따른 세대 맞춤형 정책 수립이 필수"라며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스마트 농업 혁신 거점도시 구축 ▷프리미엄 문화관광도시 2.0시대 도약 ▷노인복지, 군민중심 맞춤복지 실현 ▷청년이 일하고 싶은 디지털워크 2.0 도입 ▷군민 생애주기 맞춤 복지 실현 등을 6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인훈 예비후보는 아직 지역 정치권에선 생소한 인물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지만, 본격적인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에 유력 신문사 편집기자 출신이라는 '스펙'이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이다. 경산시청에 늦깎이 공무원으로 입직해 공직생활을 하며 지역 이해도도 높였다.

이 예비후보는 "지역 소멸 0순위로 꼽힐 만큼 쇠퇴한 고향의 현실이 안타까워 출마를 결심했다"면서 "소멸 위기를 멈추고 인구 유입을 꾀하려면 산업과 교육 관련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확충하고, 생활문화환경을 크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비(非) 보수 정치권에서는 아직 청도군수에 출마할 뚜렷한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청도는 역대 민주당계 정당을 통틀어서도 2018년에서야 처음으로 군수 후보를 내보내봤을 만큼 보수정당의 초강세가 나타나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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