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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검수단박의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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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천망회회(天網恢恢) 소이불실(疎而不失). 노자(老子)가 지은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문구다. 하늘이라는 그물은 크고 넓어 엉성해 보이지만 결코 그 그물을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늘의 그물에 걸리는 일이 없도록 죄를 짓지 않으려는 게 보통 사람들의 마음이다. 여야의 검수단박(검찰 수사권 단계적 박탈) 야합을 보면서 정치인들은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부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하늘의 그물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물을 찢어 버리려 달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과정에서 스스로 속내를 실토했다. 한 민주당 의원이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20명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했다. 검찰 개혁이란 구호가 거짓으로 드러났다. 검수완박은 자신들의 권력 비리와 부패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술수임을 자백했다. 검수완박 중재안대로 입법이 되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 등 검찰의 정권 수사를 막으려는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야합한 것은 흑심(黑心)이 같아서다.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서 공직자·선거 범죄를 빼 사실상 고위공무원·정치인에 대한 검찰 수사를 봉쇄했다. 정부 출범 전 검찰 힘을 빼 향후 정권을 향한 검찰 수사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란 속셈이 깔렸을 것이다. 선거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도 사라져 정치인들이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게 된 것도 반가운 일일 터다.

'도덕경'을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도 같은 맥락의 명언을 남겼다. "모든 국민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일부를 영원히 속일 수 있지만, 모든 국민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잠시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거짓은 언젠가는 반드시 드러나는 법이다. '진실은 연착하는 열차'라는 말도 있다. 늦더라도 진실이란 열차는 반드시 도착한다는 경구다.

정치인들이 비리를 덮으려고 검수단박 야합을 한 것을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하늘의 그물은 찢어지지 않을 것이고, 진실의 열차는 반드시 도착하기 때문이다. 야합에 앞장선 정치인들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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