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은행 전·현직 직원끼리…' 614억 횡령금 투자 도운 공범 구속

매달 수백만원 수고비 받아…"투자금이 횡령한 돈인지 몰랐다"

서울시내 한 우리은행 지점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우리은행 지점 모습. 연합뉴스

우리은행에서 614억원을 횡령한 직원의 횡령금 투자에 도움을 준 공범이 6일 경찰에 구속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4일 A씨를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틀만인 오늘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우리은행 직원 B씨가 횡령금 일부를 옵션거래 상품에 투자할 당시 차트 매매 신호를 알려주는 등 도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03~2009년 우리금융그룹 자회사에서 전산업무를 담당, B씨와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퇴사 후 주식 등 전업투자자로 활동하다 지인인 B씨의 권유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의 투자금이 횡령한 돈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로부터 매달 400만~700만원을 수고비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B씨가 투자를 도와주면 생활자금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매매 신호를 알려주면 실제 투자는 B씨가 했다. B씨가 투자로 손실을 입었다고 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투자를 돕는 등으로 관여한 기간, 전체 투자 규모, 수고비 명목으로 받은 금액 규모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전체적으로는,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피의자들의 집·차·예금잔액 등 몰수·추징이 가능한 재산을 파악키로 했다.

아울러 A씨 외에도 또 다른 공범이 있는 지 수사하고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정은보 금감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하며 최근 본점에서 발생한 614억원 횡령 사건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정은보 금감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하며 최근 본점에서 발생한 614억원 횡령 사건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리은행 직원 A씨가 지난달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른쪽은 A씨 동생이 공범 혐의로 1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우리은행 직원 A씨가 지난달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오른쪽은 A씨 동생이 공범 혐의로 1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앞서 구속된 B씨와 공범인 그의 동생 C씨는 같은날 오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업무상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B씨에게는 공문서위조 및 행사,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도 적용됐다.

B씨는 우리은행에서 10년 넘게 재직하며 2012년 10월 12일, 2015년 9월 25일, 2018년 6월 11일 등 3차례에 걸쳐 잠정 614억5천214만6천원을 횡령했다.

B씨는 지난 4월 27일 해당 혐의로 경찰에 자수해 4월 30일 구속됐고, C씨는 5월 1일 공범으로 구속됐다.

경찰은 당시 자수한 B씨의 계좌 거래 내역 등을 파악하던 중 횡령금 일부가 동생의 사업 자금으로 흘러간 단서를 포착해 4월 28일 동생도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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