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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친환경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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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논설위원
김태진 논설위원

아이들이 즐겨 보는 '짱구는 못 말려' 시리즈 중에 '포효하라, 떡잎 야생왕국'이라는 극장판이 있다. 지구를 살리려면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주인공을 동물로 변하게 만드는 악당이 등장한다. 인간의 자연 파괴가 도를 넘어서라는데 재능을 엉뚱하게 쓰고 있는 빌런이다.

현상의 원인은 합리적인 선에서 찾아야 한다. 객관적 귀속이론은 죄악의 원인을 아담에게까지 돌리지 않는다. 나락을 쪼아 먹는다며 참새 떼를 농민의 적으로 삼은 게 중국의 대약진운동이다. 참새를 몰살시키니 메뚜기가 창궐했다. 대흉년이 왔다. 최소 2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시행 6개월 유예가 발표됐다.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손님이 요구하면 보증금(300원)을 받되 일회용 컵을 반납하면 돌려주도록 한 제도다. 일회용 컵을 덜 사용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적응 기간을 뒀지만 반발이 컸다. 세척과 보관 작업이 부가로 생기기 때문이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2019년 11월 환경부가 내놓은 일회용품 줄이기 로드맵의 하나다. 올해까지 적용할 로드맵에는 전국 모든 편의점에서 비닐봉지를 사용할 수 없게 한 것도 있다. 플라스틱 응원 도구 사용 금지도 있다. 야구장에서 삼성라이온즈를 응원하는, 바람 넣은 응원봉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환경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자는 주장도 있다. 전통시장 노점에서 마시는 3천~4천 원짜리 착즙 주스를 위해 텀블러를 갖고 다니자는 건 어딘가 불편하다. 세척, 보관 과정도 노점상에게 가혹하다. 선한 의지에 동의하지만 효율성은 수긍하기 어렵다.

대체재라는 종이 빨대도 공감하기 어렵다. 나무로 만드는 거 아닌가. 종국엔 숲을 지키자며 종이 사용을 줄이자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대안이 대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기시감이 든다. 탈원전 정책이다. 다수가 원해도 답은 정해져 있었다.

합리적 대안이 있어야 한다. 플라스틱 빨대, 비닐장갑, 종이컵 등은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잘 버려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우선이지 않을까. 이기(利器)를 환경보전이라는 미명하에 내던지는 건 우둔해 보인다. 문득 어린 시절 시골에서 화장지 대용으로 썼던 깻잎이 떠오른다. 그야말로 친환경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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