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2파전으로 재편…"쌍방울 vs KG"

24일 인수제안서 제출한 쌍방울, 막판 뒤집기 성공할까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2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쌍용차는 28일 공시를 통해

쌍용차 인수전에 쌍방울그룹이 뛰어들면서 KG그룹과의 2파전으로 재편됐다.

업계에 따르면 24일 오후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쌍용차는 앞서 에디슨모터스와 투자계약을 해지한 뒤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서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재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먼저 의향을 보인 KG컨소시엄이 인수예정자로 선정됐지만, 지난 9일 쌍방울그룹이 인수의향서를 낸 데 이어 이날 인수금액 등을 쓴 공식 인수제안서까지 제출해 막판 뒤집기에 나섰다.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쌍방울그룹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쌍방울그룹은 스토킹 호스 입찰 당시 KG컨소시엄(3천500억원 가량)보다 많은 약 3천800억원을 인수대금으로 제시했으나 인수예정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해 자금 조달 계획도 증빙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쌍방울그룹이 이번 입찰 때 4천억원까지 인수대금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운영자금까지 포함하면 총인수대금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가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새로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연합뉴스

쌍방울그룹의 인수 조건이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한 KG컨소시엄보다 좋다면 우선 매수권이 있는 KG컨소시엄이 해당 조건에 맞춰 인수할 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때 KG컨소시엄이 쌍방울그룹의 인수 조건을 따라간다면 최종 인수예정자가 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쌍방울그룹에 기회가 넘어간다.

다만, 쌍방울그룹이 더 높은 인수대금을 제시했더라도 자금 증빙을 못한다면 KG컨소시엄의 인수 예정자 지위는 유지된다. 쌍용차 측과 법원이 쌍방울그룹의 인수 조건이 KG컨소시엄의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쌍방울그룹의 조건이 좋다고 인정되더라도 KG컨소시엄이 해당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KG그룹은 KG ETS의 환경 에너지 및 신소재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코어엔텍을 4천958억원에 매각하며 인수대금 '실탄'을 확보했다.

KG그룹이 현재 보유 중인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천여억원에다 컨소시엄 구성원인 켁터스PE, 파빌리온PE 등의 자금까지 더하면 인수대금을 기존 대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높이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쌍용차 측은 이르면 다음주 최종 인수 예정자를 선정하고, 다음달 초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편, 쌍용차는 다음 달 출시 예정인 신형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의 외관을 지난 13일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받는다고 밝혔다.

신차는 쌍용의 옛 모델들과 현대적 감성을 골고루 섞은 디자인으로 호평받으며 티볼리에 이은 재도약 가능성을 기대하게끔 하고 있다.

토레스는 사전계약 첫날 1만2천대 계약을 돌파하며 쌍용차 자체 신차 사전계약 대수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런 돌풍이 쌍용차 몸값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