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폭우 피해 관련 대책회의 주재…"불편 겪은 국민께 정부 대표해 죄송"

민주당, 윤 대통령과 정부 대응 비판 목소리 높여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옹벽 붕괴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집중호우 피해와 관련, 대책회의 및 피해 현장에서 사과와 함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관련 대책회의'에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직접 사과했다.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향후 이런 기상이변이 빈발할 것으로 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며 "이제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가 재난 대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공지능(AI) 홍수 예보 시스템 구축,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지하저수조 및 지하방수터널 건설 등 물 재해 예보·대응 체계에 대해 적극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집중호우로 옹벽이 무너져 주민들이 대피한 서울 동작구 극동아파트 현장을 방문했다. 이 아파트는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8일 오후 9시 30분쯤 인근 산사태로 거대한 옹벽이 무너져 이 아파트와 인근 거주민 160여 명이 현재 주민센터 등에 임시로 머물고 있다.

이날 현장을 둘러본 윤 대통령은 "국민 안전은 국가가 책임진다"며 동행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철저한 안전진단과 옹벽 철거 및 재건축에 필요한 아낌없는 지원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피해 주민에게 "여러분 안전을 정부가 책임질 테니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호우 피해와 관련, 윤 대통령과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아비규환 와중에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서울이 물바다가 되는 때에 대통령은 뭐하고 있었느냐'는 비판이 쏟아졌고, 급기야 SNS상에 '무정부상태'란 말이 급속도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밤새 위험에 처해있는 동안 컨트롤타워인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제때 작동하지 않았다.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전화로 위기 상황을 대응했다니,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단 말이냐"며 "공무원 11시 출근 지침을 빼면 어떤 상황 대응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궤변이라고 직격하며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라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억지 주장으로 변명만 반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또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직전엔 경북 울진 산불 현장을 곧바로 찾았던 점과도 비교하며 '변심'을 질타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선 당시 울진 산불 현장을 찾아 '청와대에 있더라도 산불이 나면 헬기라도 타고 와야죠"'라고 했던 것은 누구냐.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그런데 그새 마음이 바뀐 것인가, 아니면 수해는 국가적 재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