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력범죄 수습 '피해자 전담 경찰관' 역할 커진다

피해자 소통창구 역할하며 원활한 지원 이루어져
범어동 방화사건 유족과 부상자 지원금 지급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법원 부근 7층 빌딩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신원을 알 수 없는 7명이 숨지고 46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소방과 경찰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DB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법원 부근 7층 빌딩 2층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신원을 알 수 없는 7명이 숨지고 46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소방과 경찰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DB

지난 6월 8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무빌딩 방화 사건이 발생하자 대구 각 경찰서는 즉시 피해자들이 이송된 병원으로 '피해자 전담 경찰관'을 파견했다. 각 병원에 배치된 피해자전담경찰은 피해자들을 1대 1일로 전담하며 부상 정도와 당시 상황 등을 파악했고, 유가족들과 빈소를 지키며 발인을 함께 했다.

대구경찰청 피해자보호전담팀 김상엽 경감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황망함을 느끼고 있을 유족분들에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했었다"며 "모든 유족분을 만나 뵙고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을 고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피해자 전담 경찰들은 사건이 일단락된 후에 본격적으로 임무에 착수한다. 범죄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보상 제도와 심리치료 방안을 파악한 후 각 지자체와 기관에서 마련된 지원금 신청, 전달, 기록까지 도맡으며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주요 강력범죄가 많아지면서 그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이번 방화 사건에서도 각 피해자 전담 경찰은 피해자들이 원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끊임없는 고민하며 소통창구 기능을 했다. 현재는 방화 사건 부상자 모두가 퇴원 후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심리 치료를 원하는 피해자는 언제든지 피해자 전담 보호팀에 요청할 수 있다.

피해자 전담 경찰은 지난 2015년 심리학 전공자 및 관련 분야 경력자 특채(경장)를 시작으로 해 전국 각 경찰서 수사과 수사지원팀에 배치됐다. 대구에서도 대구경찰청을 비롯해 각 경찰서 10곳에서 1명씩 근무한다.

피해자 전담 경찰관의 역할은 살인, 강도, 성폭력 등 5대 강력범죄를 넘어 최근에는 스토킹, 데이트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치료비와 유족 구조금, 장례비 등을 피해자들에게 전달하는 일도 한다. 사건이 종결된 이후에도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하나부터 열까지 전담하고 있다.

김상엽 경감은 "범죄 피해자 중에 이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지나가는 분들도 많다"며 "강력 범죄가 발생했을 때 피해자분들을 일상으로 회복시키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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