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사랑]생활고·부채 시달리며 암 투병 중인 부부

직장 생활 하다 결혼하며 미국으로 이주
향수병·우울증으로 불행했던 결혼 생활
마음 치유해준 이와 재혼…생활고 시달려
부부 모두 부채·생활고로 고생하며 암 투병 중

암 투병 중인 오영숙(60·가명) 씨와 영숙 씨의 남편이 잡동사니로 어지러운 방 안에 앉아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다. 김지효 기자
암 투병 중인 오영숙(60·가명) 씨와 영숙 씨의 남편이 잡동사니로 어지러운 방 안에 앉아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있다. 김지효 기자

정리가 안 돼 여기저기 널브러진 잡동사니로 엉망이된 집. 이곳에서 지내는 오영숙(60·가명) 씨와 영숙 씨 남편은 지난해 말부터 힘겨운 암 투병을 하고 있다. 당장 몸이 아프다 보니 집을 챙길 여유가 전혀 없다.

점점 나빠지는 건강 탓에 병원비 지출이 커져 생계는 갈수록 힘들다. 부부는 생활이 어려워 진 빚, 자식이 말썽을 일으켜 생긴 부채에 시달리며 식비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현재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는 시련일까. 영숙 씨는 앞으로 입원 치료를 하게 되면 매달 들어갈 병원비 생각에 자나 깨나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몸·마음 엉망으로 끝난 첫 결혼 생활…마음 치유해준 이와 재혼

형제자매 여섯 명 중 셋째로 태어난 영숙 씨는 서울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신앙심이 깊었던 영숙 씨는 신학교에 진학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동생을 대학에 보낼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대학 입학을 포기해야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금융회사에 경리로 취직한 영숙 씨는 직장생활도 원만하게 했다고 회상했다. 회사 일을 하던 이십 대 중반쯤 영숙 씨는 미국에서 지내는 고모의 소개로 교회 집사의 아들을 소개받았다. 그와 몇 달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감정을 키워 나가던 영숙 씨는 한국을 찾은 그와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를 시작했다.

남자친구는 참 괜찮은 사람이었고, 영숙 씨 아버지도 딸이 결혼하면 미국으로 터전을 옮기고 싶어 하셨기에 결혼은 속전속결이었다. 얼마 뒤 약혼자 초청으로 미국에 가게 된 영숙 씨는 자신의 상상과 다른 결혼 생활을 마주하게 됐다. 영숙 씨는 가드닝 사업을 하던 시댁에서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식모처럼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어도 짧았고, 주변에 말이 통하는 친구도 없었다. 넓은 미국 땅에서 차 없이 돌아다니기 힘들어 거의 집에 갇혀 있어야 했는데, 그렇다고 교회에 마음껏 출입하며 기도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 영숙 씨는 향수병과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임신 후에는 호르몬 변화로 울화가 자주 치밀어 올랐는데, 그런 영숙 씨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던 시아버지가 어느 날 영숙 씨를 재물손괴로 경찰에 고발했다. 임신한 몸으로 유치장에서 하루를 보낸 영숙 씨는 억울한 마음에 변호사를 선임해 맞고발 준비를 하다가, 모든 게 피곤하다는 생각에 그 집을 떠났다.

한국으로 돌아온 영숙 씨는 그런 집안 아이는 키우는 게 아니라는 가족들의 닦달에 뱃속의 아이를 잃어야 했다. 그 뒤 영숙 씨의 우울증은 더 심해졌다. 어머니 잔소리가 듣기 싫었고 달동네에 있는 집이 너무 답답하게 느껴졌다. 영숙 씨는 자주 집을 나섰고, 그러던 어느 날 뺑소니 사고를 크게 당하게 됐다.

얼굴과 갈비뼈가 망가진 채 쓰레기더미에서 발견된 영숙 씨는 상당 기간 대인기피증을 앓았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으며 보상도 받지 못했다. 사람에게 몸과 마음을 크게 다친 영숙 씨는 더는 결혼이나 연애 생각이 없었는데, 30대 초반 교회에서 만난 한 남자의 자상함에 다시 마음을 열게 됐다.

◆대구 내려와 생활고·부채 시달려…부부 모두 암 투병 중

그와 결혼해 두 아이를 낳은 영숙 씨는 큰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는 평범한 전업주부의 삶을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연로한 시어머니를 돌본다고 대구로 내려간 남편을 따라 터전을 옮긴 뒤로는 마음고생을 하게 됐다. 아이들은 사춘기를 겪으며 엇나갔고 경제적 상황은 점차 나빠졌으며, 영숙 씨도 우울증으로 인한 약물 복용으로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대구에 가까운 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영숙 씨는 '더운 대구에서 마음은 항상 추웠다'고 했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큰 아이는 퀵서비스 일을 하다가 골반이 부러지기도 했고, 휴대폰 판매 업종에서 일하다 주변 가족과 지인 명의를 도용해 수천만 원의 피해를 줘 법적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영숙 씨 남편은 신용불량자가 됐고, 영숙 씨 또한 남편의 지급보증인이 돼 함께 통장이 묶이게 됐다. 대구에 내려온 뒤부터 계속 생활고를 겪던 부부는 그동안 연체된 카드빚과 아들의 휴대폰 소액결제로 인한 수천만 원의 부채를 전혀 갚을 길이 없어 압류 연락에 시달렸다.

게다가 영숙 씨 부부는 모두 암 투병 중이다. 영숙 씨는 3년 만에 위암이 재발해 지난 5월 수술을 했고, 남편은 지난해 가을 육종암을 판정받고 항암치료를 하고 있었다. 기초생활 수급비 120만원 가량으로 생활하는 부부는 병원에 갈 때마다 비보험 약값과 검사 비용이 가장 큰 부담이 된다고 했다. 월세와 공과금, 통신비가 지출의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의료비로 나갔다. 부부 모두 치아가 좋지 않아 주로 죽을 먹으며 생활하긴 했지만, 그래도 식비를 충당하기엔 돈이 모자라 교회 사람들에게 손을 벌려 생활하고 있었다.

영숙 씨는 곧 항암치료 시작을 위해 병원에 입원해야 했는데, 앞으로 나올 병원비와 혼자 집에 남을 남편의 안위가 걱정이었다. 3주에 한 번씩 5일 정도 입원해 치료받는 남편은 독한 약 때문에 머리카락이 다 빠졌고 이가 여러 개 부러진데다 갈비뼈에 금이 간 상태다. 돌볼 사람이 없어 잡동사니가 여기저기 쌓여 엉망인 집에서 거의 누워 생활한다는 영숙 씨는, 막막한 생활에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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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 ㈜매일신문사(이웃사랑)

[지난주 성금내역]

◆온종일 방에 갇혀 지내는 박상호 씨에 2,081만원 전달

외환 위기 이후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고 척추 질환으로 홀로 고통받는 박상호 씨(매일신문 6월 17일 12면 보도)에게 2천81만7천155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법무사 김태원 10만원 ▷느티나무한약국 5만원 ▷고세경 5만원 ▷이상준 5만원 ▷하혜련 5만원 ▷김점숙 3만원 ▷조재순 3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성민교 2만원 ▷신종욱 2만원 ▷최은서 1만5천원 ▷최정원 1만5천원 ▷강병구 1만원 ▷'김명숙도움' 3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픈 몸으로 가족 돌보는 이연희 씨에 2,160만원 성금

엉망인 몸과 마음으로 중증 뇌병변장애인 동생과 치매를 앓는 노모를 돌보는 이연희 씨(매일신문 6월 24일 12면 보도)에게 43개 단체, 177명의 독자가 2천160만6천603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세무법인송정김천2 5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한라하우젠트 50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삼이시스템 20만원 ▷KB하드웨어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두드림정신건강의학과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김용환) 10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대구문예진흥원(전주열) 5만원 ▷법무사 권미숙사무소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세무사김기욱사무소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흥국시멘트 5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토탈인쇄(김창근) 3만원 ▷서성상회(박형근) 2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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