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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영수회담(領袖會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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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영수'(領袖)는 '여러 사람 가운데 우두머리'를 일컫는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여당과 야당 총재들의 회담을 영수회담(領袖會談)이라고 불렀다. 당총재(黨總裁)라는 말 또한 권위주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 때문에 '총재' '영수회담' 따위의 권위주의적 발상의 언어는 더 이상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사용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되었다. 이랬던 '영수'라는 단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에 의해 부활(復活)되었다.

이 신임 대표는 28일 당대표 선출 직후 "국민의 삶이 단 반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나서 정부 여당에 적극 협력하겠다.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했다. 또 "국민의 뜻이라면, 민생에 필요하다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망설임 없이 최대한,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했다. '민생'과 '국민'을 앞세우긴 했지만, '이재명' 본인이 국회 169석을 차지한 거대 야당의 최고 지도자라는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영수'라는 권위주의적 단어를 동원했다는 해석이다.

이재명 대표는 3·9 대선 패배 5개월 만이자 6·1 보궐선거로 원내에 입성한 지 겨우 2개월 만에, 총득표율 77.77%란 역대 최고 기록(2020년 이낙연 전 대표 60.77%)으로 민주당을 장악했다. 게다가 선출된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명(親明)계로 분류된다. 이쯤 되면 이 대표가 굳이 '영수'라는 구시대 유물을 소환하지 않더라도 확실한 '존재감'이 부각될 만하다. 하지만 속내를 뜯어 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 이번 전당대회 권리당원 투표율은 과거보다 낮은 37.09%에 불과했다. 특히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의 투표율은 35.49%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게다가 이 대표는 이미 전과 4범에다, 대장동·백현동 비리와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모두 7건의 중요 범죄 혐의로 현재 본인과 가족이 검경의 수사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이런 '야당 지도자' '야당 영수'는 없었다. 이런 리더십의 취약성 탓에 이 대표로서는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야당 영수'로 인정받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이 영수회담 제안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동격(同格)이 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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