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무 사라져도 계속 마스크 쓰는 대구시민들… "눈치도 보이고 습관 됐어요"

수성못 산책길·동성로 등 번화가서 대부분 '착용'
의무 착용 끝났지만 "코로나 유행 안끝나" 신중

3일 오후 12시 40분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인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음에도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많았다. 임재환 기자
3일 오후 12시 40분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인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음에도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많았다. 임재환 기자

"벗어도 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다들 착용해서 눈치가 보이네요."

3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수성유원지. 60대 A 씨는 아침 산책길 내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야외였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마스크를 쓰는 분위기에 홀로 '노 마스크'로 다니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실제 이날 오전 연휴 마지막 날을 맞아 아침 산책을 나온 시민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달리기를 하는 이들까지도 땀을 뻘뻘 흘리는 불편을 감수하고서 마스크를 쓴 모습이 자주 보였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시작한지 5개월이 넘었지만 상당수 대구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않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인다는 이들이 가장 많았고, 아예 습관이 됐거나 자체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방역 당국은 올해 5월부터 50명 이상의 다수가 모이는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등만 제외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그러다 지난달 26일에는 이 제한까지 없애고 실외 어디에서나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사라진 이후에도 마스크를 벗은 채로 다니는 이들은 일부에 그친다. 취재진이 이날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를 둘러봤지만 10명 중 7~8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대구는 지난 2020년 2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대유행을 맞이한 만큼 이미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진 시민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동성로 중앙무대에서 만난 시민 B(30) 씨는 "오래 전부터 마스크를 착용해오다 보니 이제는 옷 입는 것처럼 습관이 됐다. 마스크 안 쓰는 게 오히려 어색하고, 감기 예방에도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아서 방역수칙과 관계 없이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공연장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히 사라졌지만 자체 방역에 노력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2일 오후 7시쯤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힙합페스티벌 현장에서도 1만5천여 명 관객 상당수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연인과 함께 페스티벌을 찾았다는 박성혁(37) 씨는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나도 모르게 감염됐다가 의도치 않게 남들한테 피해주는 것도 싫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높아진 시민 의식을 이유로 꼽았다. 송정흡 전 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대구는 코로나19 초기에 큰 아픔을 겪은 적도 있고, 장기간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이젠 모두 습관이 됐다"며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마스크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오후 7시쯤 찾은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
지난 2일 오후 7시쯤 찾은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 '대구힙합페스티벌'이 열린 이곳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상당수였다. 임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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