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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널' 실존인물, 18년간 살았던 파리 공항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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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의 한 장면. 네이버 영화 캡처

영화 '터미널'의 실제 주인공인 이란 출신 남성이 18년간 머물렀던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출신인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는 12일(현지시간) 낮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 2층 터미널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이란에서 왕정 반대 운동을 하다가 1970년대에 여권 없이 추방되면서 떠돌이 생활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 각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했고 1986년 유엔난민기구(UNHCR)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다.

이후 벨기에에서 거주하던 나세리는 1988년 어머니가 살고 있는 영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지만 기차역에서 난민 관련 서류가 든 가방을 분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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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미널'의 실제 주인공인 이란 출신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 AP·연합뉴스

파리 공항 출국심사는 통과해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내렸지만 난민 서류가 없어 입국이 불허됐고, 다시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이송됐다. 프랑스 당국도 그를 추방하려 했지만 무국적 상태인 그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알 수 없어 공항 터미널에 방치했다.

결국 그는 공항 의자에서 잠을 자고 직원 시설에서 샤워를 하면서 2006년까지 18년간 공항에서 살게 됐다. 공항 직원들이 지어준 별명 '알프레드 경'을 자신의 이름으로 쓰기도 했다. 그는 1999년 프랑스에서 난민 지위를 받고도 공항에 머물기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독특한 일화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터미널'의 모티브가 됐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영화 속 주인공은 모국인 가상의 동유럽 국가에서 쿠데타가 일어나는 바람에 서류가 무효화 돼 미국에 입국하지 못하면서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에 머무는 것으로 그려진다.

제작사 드림웍스는 영화화 판권으로 나세리에게 수십만 달러를 지불했다. 나세리는 영화사에서 받은 돈을 갖고 2006년 공항을 떠났지만 프랑스의 보호소, 호텔 등지를 전전하다 사망 몇 주 전 공항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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