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웰 엔딩(Well Ending)

윤상화 사회복지학 박사·시인

윤상화 사회복지학 박사·시인
윤상화 사회복지학 박사·시인

나는 지금 노춘기를 앓고 있다. 노춘기가 뭡니까? 처음 듣는 소린데요. 맞습니다. 제가 처음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노춘기는 사춘기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사춘기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성인이 되어가는 시기로 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이차성징이 나타나며 생식기능이 완성되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말한다.

노춘기는 퇴직 후 할 일이 없어지고 인간관계가 줄어들어 허탈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답답하고 막막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황하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노년과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기로 61세에서 65세까지라고 생각한다.

그럼 웰엔딩(Well Ending)은 무엇인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 웰 다잉(Well Dying)이며, 웰 엔딩(Well Ending)이라고도 한다. 광의로는 일상에서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준비하는 동시에 현재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과정 전반을 의미한다.

노춘기에 접어들면, 지금까지 무엇을 했으며, 내 삶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등으로 회의에 빠지게 된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나약해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며, 갱년기처럼 괜히 우울해지고 조그마한 일에도 슬픔이 밀려와 자주 눈물을 흘리곤 한다. 또한, 휴대폰 등 전자기기에 유용한 기능이 많음에도 단순한 기능밖에 몰라 여러 가지로 불편을 겪고 있으며, 키오스크 사용이 서툴러 식당 등에서 당황하는가 하면, 뉴스나 방송의 신조어를 이해하지 못해 신문맹자로 전락하는 느낌이 든다.

이런 노춘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하게 방법을 찾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자전거 4대강 종주를 하는가 하면, 색소폰 연주나 시, 수필 등 예술 분야에 입문하여 젊은 날의 꿈을 펼치는 등 자기 나름의 의미 있는 버킷리스트를 실현하고 있다.

노춘기를 잘 극복하고 어떻게 하면 인생 후반기를 멋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한국 최초의 철학 박사이신 김형석 교수님께서는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건강관리를 잘하고, 공부와 독서 생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하셨다.

노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 물 흐르듯이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고 했으며, 니체는 아모르파티(Amor fati), 즉 '네 운명을 사랑하라'며, 삶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며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라. 자신의 삶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어려움까지도 받아들이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로 살아가라고 했다.

따라서 웰 엔딩(Well Ending)은 '삶의 매 순간 순간이 기적이며, 무한한 축복'이라 생각하고 매사에 늘 감사하면서, 겸손한 마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생을 멋지게 잘 마무리하려면, 선물로 받은 평범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건강을 더욱 철저히 관리하고 독서 생활을 통해 마음밭을 잘 일구어야 한다. 아울러 봉사활동으로 이웃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면 소풍 끝나는 날 웃으면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떠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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