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신문 이웃사랑 20주년] "수술 받고 회복""대학 입학"…다시 일어선 이웃들

투병 부부 빚 다 갚고, 4남매 아버지는 취업…"죽음 목숨 살려줘 감사"
역대 최고 성금 수혜자 "이렇게 많은 응원 감사"…감사 인사 전하고 임종
"힘든 이웃을 돌아보며 도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최고 성금 사연자의 안타까운 소식도

희귀질환
희귀질환 '윌슨병' 진단을 받은 서선화(가명·47)씨와 갑상선암 투병중인 서낙영(가명·48) 씨(2020년 9월 22일자)부부가 소식을 전했다. 매일신문DB

매일신문이 이웃사랑을 통해 보도한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들이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독자들의 성금 지원을 통해 무사히 수술을 끝마쳤고, 생활고로 학원도 다니지 못했던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했으며, 원룸에서 방이 2개 있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는 좋은 소식부터 투병 중에 세상을 떠난 사연자의 근황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행복 되찾은 부부

희귀질환 '윌슨병' 진단을 받은 아내 서선화(가명·47)씨와 갑상선암 투병 중인 남편 서낙영(가명·48) 씨(2020년 9월 22일자 보도)가 반가운 소식을 알렸다.

부부는 매일신문 보도 이후 수술을 받아 건강이 호전됐다.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기에는 무리지만, 그동안 일을 못하며 생활비로 쌓였던 빚을 대부분 갚은 덕에 한결 마음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

선화 씨는 "남편하고 항상 말하기를 그때 도와줬던 분들이 아니었으면 1년도 더 버티지 못 했을 거라고 한다. 받은 돈으로 치료도 받고 지인들에게 돈도 갚고 이제는 중학생이 된 아들 다니고 싶던 피아노 학원도 보내줬다"며 "아직 형편이 넉넉하진 않아서 아들이 버스비도 아끼려고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면 짠하긴 하지만 학원이라도 보내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보내주신 후원금을 쓸 때마다 너무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아껴 썼다. 정말 아껴서 1년 내내 요긴하게 썼고, 힘든 이웃을 돌아봐 준 모든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가정폭력으로 남편과 이혼 후 홀로 폐질환으로 아들 태현(가명·14) 씨를 돌보던 이주혜(가명·34) 씨(20221년 1월 12일자)가 이웃사랑 보도 후 아들이 폐이식 수술을 받게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매일신문DB
가정폭력으로 남편과 이혼 후 홀로 폐질환으로 아들 태현(가명·14) 씨를 돌보던 이주혜(가명·34) 씨(20221년 1월 12일자)가 이웃사랑 보도 후 아들이 폐이식 수술을 받게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매일신문DB

◆폐 이식 수술 무사히 마친 아들

가정폭력으로 남편과 이혼한 뒤 폐질환으로 고통 받는 아들 태현(가명·14) 군을 홀로 돌보던 이주혜(가명·34) 씨(2021년 1월 12일자 보도)는 아들의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태현이는 계속 피를 토하고 중환자실도 몇 번이나 들어갔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 한 때는 에크모(ECMO, 폐역할을 하는 장치)까지 다는 등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다행히 매일신문 보도 이후 태현이와 맞는 폐의 기증자가 나타나 무사히 이식 수술을 마쳤다.

이 씨는 "수술 이후 태현이가 걸어 다닐 수 있게 됐다. 집에서 운동도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수술비가 8천~9천만원 정도 였는데, 매일신문 보도 이후 경북교육청이랑 병원 측에서도 사연이 알려져 후원금이 많이 들어왔다. 남은 후원금은 아들 병원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태현이는 아직도 뇌전증을 앓아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이 씨는 아들이 무사히 폐 이식 수술을 끝낸 것에 한시름 놨다며 안도한다. 이 씨는 "도와 주신 덕분에 다른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난 것 같아 너무너무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발달장애 아들을 포함해 네 자녀를 홀로 돌보는 아버지 한승희(55) 씨(2021년 1월 26일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구했고 아이들 치과치료까지 받게 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매일신문DB
발달장애 아들을 포함해 네 자녀를 홀로 돌보는 아버지 한승희(55) 씨(2021년 1월 26일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구했고 아이들 치과치료까지 받게 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매일신문DB

◆다시 살아갈 용기 얻은 4남매의 아버지

발달장애 아들을 포함해 4남매를 홀로 돌보는 아버지 한승희(55) 씨(2021년 1월 26일자 보도)가 새로운 일을 구했고, 아이들 치과치료까지 무사히 받게 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한 씨는 매일신문 보도 이후 친구 꽃집에서 함께 일하게 됐고, 아이들도 진학과 취업 준비로 각자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씨는 "첫째 아들은 영상 제작과 관련한 정규직 취업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셋 째 딸은 지난 해 대학에 입학했다. 아빠한테 부담 주지 않으려고 기숙사에 살면서 장학금까지 받아오는 모습이 짠하지만 대견하다. 그리고 넷째 딸은 이번에 수능시험을 봤다"고 근황을 전했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둘째 아들 한예찬(가명·21) 씨는 여전히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 둘째를 바라보며 한 씨는 "둘 째가 제 명이 다 됐는지 요즘 들어 집 나간 엄마를 계속 찾는데 그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한 씨는 "생면부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밑바닥 인생, 이젠 살 길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재기할 발판을 마련해 주셨다. 죽음 목숨 살려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얼른 스스로 자리 잡아 떳떳하게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네 자녀를 원룸에서 홀로 돌봐오던 박예주(가명· 45) 씨(2021년 7월 27일자)씨가 보도 이후 방 두 칸 집으로 이사를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일신문DB
네 자녀를 원룸에서 홀로 돌봐오던 박예주(가명· 45) 씨(2021년 7월 27일자)씨가 보도 이후 방 두 칸 집으로 이사를 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매일신문DB

◆방 두 칸 짜리로 이사한 다섯 식구

"방 두 칸 짜리로 이사와 딸과 아들이 다른 방을 쓰고 있습니다." 두 번의 결혼 실패 후 첫째딸은 가출하고 남은 네 자녀를 원룸에서 홀로 돌보는 박예주(가명· 45) 씨(2021년 7월 27일자 보도)는 새 집으로 이사를 왔다는 따뜻한 소식을 전했다. 매일신문 보도 당시 두 딸과 두 아들은 좁은 원룸에 함께 거주하며 생활고를 겪었다. 올해 3월 방 두 칸 짜리로 집을 옮기면서 박 씨는 딸 두 명과 한방에서 자고, 아들끼리 남은 한 방을 쓰고 있다. 고3인 둘째 딸은 내년에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박 씨는 "후원 받은 돈은 아이들 대학 등록금으로 쓰려고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뒀다. 둘째 딸이 대학에 들어가면 등록금과 기숙사비로 쓸 예정"이라며 "꾸준한 치료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도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셋째(10)와 넷째(8) 자녀의 근황도 전했다. 박 씨는 "이사 후 성격이 많이 밝아졌다. 좋아하는 태권도 학원에도 다니고 있다. 넷째는 피아노 학원에도 다니고 싶어하는데 아직까지 그만한 형편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 드린다. 기회만 된다면 모두 직접 만나 뵙고 싶을 만큼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반신 마비에 암까지 걸려 거동조차 힘들었던 구혜성(36) 씨(2022년 8월 30일자)씨가 새로운 병원으로 옮겨 투병하다 지난 10월 5일 세상을 떠났다.매일신문DB
하반신 마비에 암까지 걸려 거동조차 힘들었던 구혜성(36) 씨(2022년 8월 30일자)씨가 새로운 병원으로 옮겨 투병하다 지난 10월 5일 세상을 떠났다.매일신문DB

◆이웃사랑 역대 최고성금…감사 인사 후 한 달 뒤 세상 떠나

하반신 마비에 암 진단까지 받으며 거동조차 힘들었던 구혜성(36) 씨(2022년 8월 30일자 보도)가 지난 10월 5일 세상을 떠났다. 삶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했던 구 씨는 호스피스 병동만은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항암치료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결국 호스피스 병동으로 이전했고, 이틀째 아침 임종했다. 가정폭력을 겪으며 자란 구 씨는 20살부터 기댈 곳 하나 없이 스스로를 돌봐왔다. 그러다 다리에 종양이 발견되고 폐에 전이되면서 암 진단을 받게 됐다. 이웃사랑에 구 씨의 사연이 보도된 이후 많은 독자들이 안타까워하며 역대 최고 성금인 3천872만원을 전달했다.

누구 하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지 않았다는 구 씨는 성금 전달 이후 난생 처음으로 도움을 받아봤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었다. 구 씨는 "성금이 너무 많아 놀랐다. 이렇게 많은 분께 응원받을 수 있으리란 생각은 못 했는데 나에게 과분하다. 좋은 모습으로 은혜를 베풀어주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힘내겠다"고 말했었다.

구 씨의 마지막 한 달을 지켜본 간병인 김모(65) 씨는 구 씨가 성금 전달 직후 서울의 병원으로 옮겨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받았고,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껏 먹으며 치료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고 전했다.

김 씨는 "치료가 거듭될수록 진통제의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했다. 임종 직전 귀에다 '하늘나라에 가서는 아프지 말고 가정도 꾸리고 외롭지 않게 살아라'고 했더니, 눈물 한 방울을 흘리고 숨을 거뒀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