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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동시대의 얘기를 담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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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하 연출가

백창하 연출가
백창하 연출가

작품을 할 때 늘 동시대의 얘기들을 녹여내 보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우리가 살면서 피부로 느끼고 직접 들은 얘기를 하는 것이 작품을 만드는 본인뿐 아니라 작품을 즐기는 관객들에게도 와닿을 것이라 믿고 있고, 또 그러한 지점이 파괴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몇년 전 수성아트피아 기획 공연으로 현진건의 소설 '술 권하는 사회'를 연극으로 각색해 무대화하는 작업에 연출로 참여했었다.

처음 작가가 준 각색본을 읽었을 때는 정말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무대에 녹여낼 수 있을만큼 각색을 해줬다. 이 훌륭한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연극화해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테지만, 뭔가 욕심이 생겼었다.

각색본을 읽은 후 작가에게 조심스럽게 대본을 새로 써주시면 어떻겠냐고 요청드렸다. 이유를 물어보시는 작가에게 나는 "100년 전의 이 소설이 동시대에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담을 수 있는, 우리만의 술 권하는 사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라고 말했다.

눈이 반짝이는 작가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과거 일제강점기의 소설이 현대에 어떠한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또 동시대와 어떻게 겹쳐보일 수 있고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소설 술 권하는 사회를 재연하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작품이 만들어졌고, 쉽지 않았지만 연출로서도 많은 공부가 될 수 있었던 작업이었다. 이 작품 이후부터 내가 연출하는 작품에 가능하면 이러한 동시대성을 녹여낼 수 있도록, 방향을 많이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올해 달서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폐막 공연의 연출로 참여했다. 처음 공연 제작을 맡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들은 이야기는 주제를 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번엔 나의 눈이 반짝였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동시대 청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나는 그동안 청년으로서 사회를 살아오며 알게 된 여러 가지 사건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또한 그러한 사건들을 겪으며 느꼈던 감정들을 담고, 내가 하고픈 얘기를 했다.

공연을 하며 자유롭게 주제를 정할 기회가 많은 것 같지만 은근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았었는데, 이번엔 정말 신나게 작업을 했었다.

공연을 보신 분들도 공감될 수 있는 이야기는 예상대로 힘이 있었다. 결과도 만족스러웠고, 감사하게도 칭찬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이유가 뭘까. 나는 공연이 끝난 후 혼자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역시 사람들은 자신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깊이 반응하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들을 다루는 것이 결국 내가 예술가로서 가지는 진솔한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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