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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반달가슴곰과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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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근 지음/ 지오북 펴냄

우리의 역사·문화 속 깊이 자리한 반달가슴곰은 DMZ에서 지리산까지 백두대간 전역에 분포하던 동물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해수구제(害獸驅除), 한국전쟁, 그릇된 보신 문화와 밀렵, 서식지 파편화 등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

1983년 설악산의 반달가슴곰이 올무에 걸려 죽은 사진이 신문에 나온 이후 공식적인 기록이 끊겨 멸종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2000년 11월 한 방송사 카메라에 야생 반달가슴곰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반달가슴곰 복원에 박차가 가해졌다.

'반달가슴곰과 함께 살기'는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에 참여한 이배근 박사가 가까이서 지켜본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생태와 복원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 따르면 2000년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시작되고 2004년 러시아에서 반달가슴곰의 새끼를 들여오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졌다. 러시아 외에 우리 반달가슴곰과 유전자적으로 유사한 중국, 북한의 곰도 들여와 적응훈련을 거친 뒤 지리산에 방사했다.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새끼를 출산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밀렵도구인 올무에 걸려 고통에 신음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기도 하고 사람이 던져주는 음식에 길들여지거나 민가에 피해를 주는 등 적응에 실패해 보호시설로 데려오는 결과를 맞이하기도 한다.

방사한 곰을 찾기 위해 지은이는 직접 하루 평균 20km 넘는 거리를 걷고, 매년 지구 3바퀴반 거리를 차로 이동했다.

반달가슴곰을 수월하게 찾고자 탐지견을 도입해보기도 하고, 반달가슴곰과 실랑이 끝에 갈비뼈에 금이 갔으니 치료비를 달라는 한 도인의 황당한 전화도 받는다. 새끼곰의 울음소리를 듣고 기뻐한 것도 잠시, 새끼를 위해 쉼 없이 낙엽을 모으다 탈진해 숨진 어미곰의 숭고한 모성애를 목격하기도 한다.

동물의 생태를 연구하고 보전하는 일이 보통 집념으로 행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지은이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보호하려는 사명을 지고 지리산을 올랐다고 말한다. 또한 사람과 반달가슴곰의 공존을 위해서는 연구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이해와 협력이 병행돼야함을 강조한다.

반달가슴곰을 넘어,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생물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방법을 찾아가야함을 알려주는 책이다. 18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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