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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교원 평가의 돌팔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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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논설위원
김태진 논설위원

'영문학의 마녀'로 불리는 셜리 잭슨의 단편소설 '제비뽑기'는 풍년 의식인 돌팔매질을 위해 매년 제비뽑기를 하는 마을의 이야기가 근간이다. 풍년을 위한 의식이지만 실제 수확량에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어디까지나 그런 행위를 함께 함으로써 공동의 선을 위해 연대한다는 다짐에 가깝다. 물론 누군가는 엉뚱한 희생양으로 죽어야 했다.

고대 그리스에는 '파마코스'(Pharmakos)가 있었다. 역병과 재난이 닥치면 희생양을 지정해 돌을 던지고, 욕하고 쫓아냈다. 주로 범죄자나 노예 등이었다. 그래도 되는 사람이 있겠냐만, 죄책감을 덜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고는 전체가 동참했다. 일부의 약실을 비워 자신이 쏜 총알이 사형수에게 명중됐는지 모르게 하는 총살 집행 부대와 닮았다.

함께한다고 면책되기는커녕 더 큰 재앙의 씨앗이 된 경우도 있다. 1636년 인열왕후가 승하하자 후금에서 조문단을 보냈는데 조선이 홀대해 병자호란으로 이어졌다는 설이다. 후금 조문단이 돌아가는 길에 여염집 아낙, 아이들도 오랑캐라며 돌을 던졌다. 조문단은 조선이 후금을 무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판단했다. 조문단을 조롱했던 집단 행위에 개별적 책임은 없었으나 호란을 불렀다.

살라미스 해전의 영웅 테미스토클레스를 국외로 추방한 건 '도편추방제'였다. 독재자의 등장을 막겠다는 취지는 온데간데없고 정적 제거의 합법적 수단으로 변질된 터였다. 21세기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각급 기관장 공모 시즌이나 인사철이면 투서가 난무한다. 정의의 목소리인 양 분연히 날아들지만 본질은 익명성에 기댄 마타도어식 비난투성이인 투서가 상당수다.

교원 경쟁 유도와 전문성 신장 등 선한 의도로 시작된 교원평가제가 기괴한 제도로 전락했다. 학생에 의한 인기 평가나 모욕 평가, 학부모에 의한 인상 평가를 넘어 익명에 숨은 학생 범법자를 양산하는 제도라는 혹독한 비판이다. 사감을 품은 학생들의 교원 겁박 수단으로 변질된 제도를 보검처럼 모실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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