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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푸틴 러시아의 광기(狂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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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히로폰'(ヒロポン·히로뽕), '페르비틴'(Pervitin). 2차 대전 때 일본과 독일이 전투력 강화를 위해 병사들에게 투여한 메스암페타민계 약물 이름이다. 1893년 일본 도쿄대학 의학부의 나가이 나가요시(長井長義)가 처음 발견했고, 그의 제자인 오가타 아키라(緒方章)가 1919년 결정화에 성공했다.

메스암페타민은 중추신경흥분제의 일종으로, 정신을 맑게 해주고 우울증을 해소해주며 피곤해도 피곤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이런 효능에 주목한 일본 군부는 1931년 만주사변 때부터 병사들에게 지급했다. 1941년부터는 '다이닛폰 제약'(大日本製藥)이 민수용으로 출시해 군수공장 노동자와 기술자에게도 공급됐다. 히로폰이라는 제품명은 그리스어 'Philos'(필로스·사랑하다)와 'Ponos'(포노스·노역)를 합성한 '필로포노스'(Philonos·노동을 사랑한다)에서 따왔다.

나치 독일에서는 1938년 테믈러 베르케라는 제약 회사가 '페르비틴'이란 제품명으로 출시해 일반인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었으며, 1939년 폴란드 침공 때부터 병사들에게 보급돼 종전 때까지 무려 2억 정 이상이 생산됐다. 이 약물을 먹은 병사들은 밤잠을 자지 않고도 며칠씩 행군했으며 특히 야간 폭격에 나선 조종사들에게 졸음 방지 약으로 큰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중독 증상과 심각한 부작용 때문에 1941년부터는 공식적인 보급을 중단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재고 처리를 위해 전후에도 판매가 계속돼 1940년대 말에는 필로폰 중독자가 5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과 전투 중인 러시아 민간 군사 기업 와그너(Wagner) 그룹 용병들이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약물을 사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NN은 "용병들이 기관총을 아무리 쏴도 죽지 않고 한참 지나 피가 전부 쏟아져야 쓰러진다"는 한 우크라이나 병사의 체험담을 전했다. 이 병사는 이들을 '좀비'에 비유하며 약물을 투여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병사를 전쟁 도구로 갈아 넣은 구 일본 제국과 나치의 광기가 푸틴의 러시아에서 부활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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