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후 시신에서 상처가 232개나 발견된 인천 초등학생 A(12) 군이 사망 전 약 1년여간 겪었던 학대 내용이 드러났다. A 군을 사망에 이르게 한 계모는 유산 이후 의붓아들에게 원망을 쏟아내다 결국 참변을 일으켰다. 계모와 친부의 학대 속에 죽음의 공포를 느낀 A 군은 사망 직전 계모에게 영문도 모른 채 "잘못했다"고 빌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검찰에서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최근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계모 B(43) 씨는 지난해 3월 9일부터 A 군을 학대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7일 A 군이 사망하기 약 11개월 전이다.
처음에는 A 군이 돈을 훔쳤다며 드럼 채로 종아리를 10차례 정도 때렸다. 당시 임신 상태였던 B 씨는 한 달 두 유산을 했고, 이때부터는 모든 원망을 A 군에게 쏟아내며 학대가 더 가혹해졌다.
검찰은 B 씨가 A 군에 품고 있던 불만이 유산을 계기로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워하는 감정'으로 변했다고 공소장에서 주장했다. A 군의 친부 C(40) 씨도 아내와 부부싸움이 잦아지자 가정불화의 원인이 아들이라 생각했고 학대에도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 군이 받은 학대의 강도는 성인도 이겨내기 어려울 정도였다.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방에서 1시간 동안 무릎을 꿇곤 하던 체벌은 점차 5시간까지 늘었고, 벽을 보고 손을 들게 하는 식으로 강도도 세졌다.
체벌을 받던 A 군이 견디다 못해 방 밖으로 나오면 다시 방에 가두며 옷으로 눈을 가리고 커튼 끈으로 의자에 손발을 묶었다. A 군은 사망 이틀 전부터 16시간 동안 이런 자세로 묶여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여간 이뤄진 학대 속에 10살 때인 2021년 12월 38㎏이던 A 군의 몸무게는 사망 당시에는 29.5㎏으로 줄어 있었다. 또래 평균보다 키는 5㎝가 더 큰데도 몸무게는 평균보다 15㎏이나 적었다.
각종 학대를 버텨오던 A 군에게도 서서히 한계가 다가왔다. 숨지기 10여 일 전 피부가 괴사하고 입술과 입 안에 화상을 입었는데도 B군은 병원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또 학대의 여파가 누적된 가운데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A 군은 통증으로 잠도 못 자며 신음하다가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을 학대해 온 계모에게 구원을 청했다. 사망 당일 오후 1시쯤 안방 침대에 누워 있던 계모의 팔을 붙잡으며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B 씨는 양손으로 A 군의 밀쳐냈고, 영양실조 상태에서 뒤로 넘어져 머리를 바닥에 부딪힌 A 군은 이후 다시 깨어나지 못했다.
검찰은 A 군 사망 후 딱 1달째였던 지난 7일 계모와 친부를 구속기소했다. 이들 부부의 첫 재판은 다음 달 13일 오전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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