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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 美·日과 한편임을 명백히 밝힌 윤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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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워싱턴 선언'에 대해 북한은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비난했다. 한국 좌파 매체들도 북한이 조만간 '자위권'을 명분으로 무력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선언을 하니 북한이 도발한다는 말인가? 북한이 언제는 도발 안 했나?

중국은 "미국 핵무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건 북한·중국·러시아에 대해 도발적인 행위"라면서 "미국과 한국은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향해 1천 기가 넘는 중·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고, 한반도 바로 앞 산둥(山東)성에 중국형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해 한국을 감시하는 중국이 할 소리인가?

대통령실은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핵 공유'라고 말했지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국장은 "핵 공유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빈손 외교'라고 비판했다. 그럼 전술핵 즉각 배치 약속이라도 받아왔어야 한다는 말인가? 민주당은 줄곧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해 오지 않았나?

한국 자체 핵 개발 또는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했던 한국 보수층은 '워싱턴 선언'을 미흡하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이 '핵을 공유한다'고 공식 선언했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이는 곧 '한반도 비핵화 공동 선언 폐기'이자 북한 핵무장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꼴이 된다. 북한에 대한 국제 경제제재를 풀어야 하고, 핵 폐기를 요구할 명분도 사라진다. 핵무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이 올 수도 있다. 그 시점에 이르면 '비상한 각오'(경제제재, 국제 고립 등)로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 그전까지는 '북한 핵 위협'을 강조하며 반대 급부를 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 행보를 두고 북한과 중국, 한국 좌파 진영에서는 '신냉전' 운운하며 윤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쪽으로 너무 기울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 방문 전 윤 대통령은 러시아를 겨냥해 '민간인 대량 학살 시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시사했고, 중국에 대해서는 '대만해협의 현상(現狀)을 무력으로 변경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정태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익이 있는 자리에 위험과 손해가 있다"면서 "중국과 관계, 한미동맹 모두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 강화"라고 말한다. 중국의 호의를 끌어내고, 안정적 거래를 위해서도 '미국이라는 뒷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7년 12월 중국 방문에서 10끼 중 2끼만 중국 지도부와 식사하고, 나머지 8끼를 이른바 '혼밥' 할 정도로 푸대접받았던 것은 문재인 정부가 중국 편에 서지 않아서가 아니라, 문 정부와 미국 관계가 냉랭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치인들은 '우정은 변해도 이익은 영원하다'고 흔히 말한다. 문 전 대통령이 '삼불'(三不·▷사드 추가 배치하지 않음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지 않음 ▷한미일 군사동맹 맺지 않음)을 약속하고,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운운하며 비위를 맞춰도 중국의 눈은 미국을 향해 있다. 미국에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로 한국을 평가하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 볼 때, 미국과 사이 나쁜 한국은 가볍게 여겨도 그만이다. 미국 정부가 불신하는 한국 정부는 '중-미 소통과 협력'에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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