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려지는 의류폐기물에 대한 경각심 고찰, 대구섬유박물관, '박물관·미술관 주간' 특별전 ‘최소한의 옷장’ 개최

오는 9일부터 10월 1일까지,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패션 문화 모색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이 쌓여있는 모습. 섬유박물관 제공

한 해 우리나라에서 생활폐기물로 배출되는 의류폐기물의 양은 2021년 기준, 11만8천t에 달한다. 한 해 매일 323여t의 옷이 옷장 밖으로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자원의 낭비와 환경오염의 문제까지, 의류폐기물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섬유박물관은 버려지는 의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고찰을 예술로 풀어낸다.

대구섬유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주최하는 2023년 '박물관·미술관 주간'의 참여 기관으로 선정돼 국립대구박물관과 함께 공동기획전 '최소한의 옷장'을 개최하고 연계행사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올해 '박물관‧미술관 주간'의 주제는 '박물관, 지속가능성과 웰빙'이다. 대구섬유박물관은 쏟아져 나오는 현대사회 의류폐기물에 대한 성찰과 우리가 지향해야할 지속 가능한 의생활 모색을 위해 이번 특별전을 기획하게 됐다.

빠른 소비를 지향하는 현재의 패션 문화는 사람들에게 한철 입고 쉽게 버리는 것에 무감각해 지도록 만들었다.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인간은 다음 세대를 위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의류폐기물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중고 의류를 리폼한 작품. 섬유박물관 제공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이 쌓여있는 모습. 섬유박물관 제공

우리나라에서 생활폐기물로 배출된 의류폐기물의 양은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배출된 폐기물은 중고 의류라는 이름으로 동남아, 아프리카, 남미, 중동으로 수출되거나 쓰레기로 소각·매립된다.

의류폐기물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인 칠레는 연간 6만여t의 헌 옷이 모인다. 하지만 그 중 15% 만이 유통되고 절반 이상은 버려진다. 그렇게 버려진 중고 의류는 불법으로 매립되어 하천과 바다를 무분별하게 오염시킨다.

UN에 따르면 패션산업은 전 세계 미세 플라스틱 배출량의 35%, 폐수 발생량의 20%,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할 만큼 심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번 전시는 현재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는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책임감 있는 의류 소비를 위한 다양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전시는 패션 '소비자'로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관해 질문을 던지며 'RE-THINK', 'RE-DUCE', 'RE-PAIR', 'RE-USE', 'RE-CYCLE'로 나누어 의류폐기물 문제에 대한 대안도 소개한다.

중고 의류를 리폼한 작품. 섬유박물관 제공

의류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은 결국 적게 소비하고 좋은 옷을 오래 입는 것이다.

아울러 전시장에서는 의류소비 자가진단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최소한의 옷장을 위한 개인의 실천을 공유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또 전시 기간 중 관람객으로부터 가정에서 입지 않는 의류를 기부 받아 전시 종료 후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오는 20일에는 전시 연계 부대행사로 헌 옷의 재활용과 재사용을 권장하는 '21%파티'를 비영리 스타트업 '다시입다연구소'와 함께 개최한다. 21% 파티는 자신의 옷 중 안 입는 옷의 평균 비율이 21%인 것에 착안한 명칭이다.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박물관 2층 로비에서 진행되며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의류 교환 참가자 신청을 받는다.

대구섬유박물관 관계자는 "의류폐기물은 필(必)환경 시대를 맞이한 요즘 개인과 지역 사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전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의류폐기물 문제를 깊이 성찰하고 옷 한 벌의 가치를 되새기며 지속가능한 의류 소비를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고 했다.

한편 6~8월에는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이 전시는 10월 1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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