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조 규모' 대구 태양광 프로젝트 참여 저조…중단한 기업도 나와

전체 사업 대상 중 현재 참가율 2.6%, 설비용량 기준 3.3% 불과
사전 수요조사 미비에 과제 산적…"기업 목소리 듣겠다"

대구 북구 제3산업단지 내 한 업체의 지붕이 석면 슬레이트로 만들어진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북구 제3산업단지 내 한 업체의 지붕이 석면 슬레이트로 만들어진 모습이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의 낙후한 산업단지를 탈바꿈할 3조원 규모 '대구 스마트 산단 지붕형 태양광 프로젝트'(이하 대구 태양광 프로젝트)가 사업 초반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기업 참여율이 저조한 데다, 벌써 참여를 중단하는 사례까지 나와서다.

23일 대구 태양광 프로젝트 특수목적법인(SPC) SRS㈜와 ㈜알지원 등에 따르면 전체 사업 대상 약 9천600개 기업 중 현재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약 250곳으로 참여율이 2.6%에 그치고 있다. 설비용량 기준으로는 전체 1.5기가와트(GW) 중 49.773메가와트(㎿)로 3.3% 수준이다. 2023~2025년까지 3년인 사업기간을 단순 계산하면 5개월 차인 현재 참여율이 13.8%는 돼야 하나, 사업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대구염색산업단지는 126개 기업(31.30㎿) 중 절반가량인 66개 기업(10.92㎿)이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자가발전소인 열병합발전소를 갖추고 있다보니 한전과 전력을 주고 받을 별도의 전력망이 없어 사실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구 태양광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대구시와 업무협약을 맺은 한화자산운용이 대구국가산단, 제3산단, 서대구산단 등 대구지역 17개 산단에 입주한 공장 지붕에 있는 노후 석면 슬레이트를 제거하고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게 골자다. 공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는 사업장 지붕을 빌려준 대가로 임대료를 받고, 건물을 매각하면 매수인이 태양광 임대 사업을 이어받아야 한다.

문제는 기업들이 태양광 시설 임대 기간과 투자 비용 등의 이유로 사업 참여를 꺼린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사업에 참여하면 환경은 개선되나, 25년의 임대 기간 공장 증·개축이 어렵고 자부담금을 고려했을 때 손익분기점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 등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자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했지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태양광 지붕은 설치하지 않기로 보류한 기업도 나왔다. 태양광 설치를 중단한 성서산단 입주기업 A사 관계자는 "건물 노후로 재건축이나 증개축을 하려면 공장을 운영하는데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임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리스크에 비해 수익이 높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이같은 상황의 원인은 사전 수요조사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알지원 측은 "사업 전에 여러 의견을 들으면 좋았겠지만, 대구시에 사업을 제안하고서 화답을 받고 추진하다 보니 (사전 수요조사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늦었지만 앞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호응도를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권금용 대구시 에너지산업과장은 "이제 막 사업을 출발한 시점이라 성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며 "시가 투자유치는 했으나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은 아닌 만큼 행정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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