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관위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고위직 10명 넘었다

6명 외 의심 사례 추가 확인…긴급 위원회 열어 개혁 논의
검찰 수사·권익위 조사 검토…35년만에 사무총장 외부 영입도 고려
홍준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전모 밝힌 후 물러나는 게 올바른 처신"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이 30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김세환 전 사무총장 등 선관위 전·현직 간부 6명의 자녀들이 경력 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이 30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고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 관련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사무차장, 김세환 전 사무총장 등 선관위 전·현직 간부 6명의 자녀들이 경력 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간부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관위가 자체 전수 조사 계획을 밝히고, 국민권익위원회도 조사 필요성을 내비친 가운데 검찰이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선관위에 따르면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주재로 긴급 위원회의를 열고 특혜 채용 등 최근 불거진 의혹과 관련한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는 31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박찬진 사무총장과 송봉섭 차장, 김세환 전 사무총장 등 전·현직 간부 6명 외에 의심 사례가 추가로 확인되면서 특혜 채용 의혹 대상자는 1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 해킹 시도를 인지하지 못하고 국가정보원의 보안 점검까지 거부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선관위는 박 총장과 송 차장 등의 자녀 채용 의혹에 대한 특별감사위원회 감사 결과에 따라 검찰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잇따른 논란으로 조직 역량과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선거 관련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사무처 수장인 사무총장을 35년 만에 외부에서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출신 선관위 사무총장은 1988년 사임한 법제처 출신의 한원도 전 사무총장이 마지막이다. 최근 자녀 채용 의혹으로 사퇴 의사를 밝힌 박 사무총장까지 35년째 15명의 사무총장이 내부 승진으로 임명돼 왔다.

일각에서는 사무총장·차장의 전격 사퇴 이후에도 직원 자녀 채용 논란이 계속되면서 국민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여당이 수사 필요성과 대대적 혁신을 요구하면서 선관위가 사태 심각성을 인식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선관위 내부의 자체 조사가 아니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동시에 사무총장·차장 (사퇴) 정도 수준이 아니라 환골탈태하는 형태의 대대적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차기 사무총장 인선은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김세환 전 사무총장 사퇴 이후 후임 사무총장 임명까지는 약 3개월이 소요된 바 있다.

야당 출신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관위 자녀 채용과 관련해 권익위에 신고가 접수됐고, 이에 대해서 채용비리신고센터에서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라며 "선관위에 6월 1일부터 30일까지 전수조사 실시 및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의사도 공문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노 선관위원장은 권익위원회와 합동 전수조사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노 선관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거론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태악 대법관 겸 선거관리위원장은 내가 존경하는 고향 후배"라면서도 "선관위 인사 부정 사건을 보니 관리 책임을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냥 깔끔하게 사건 전모를 밝힌 후 물러나는 게 그동안 보인 모습으로 보아 올바른 처신"이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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