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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전가보도 민족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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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 5·1경기장에서 북한 주민을 향해 연설하면서 자신을 '남쪽 대통령'이라고 소개했다. '남쪽'은 국호가 아니라 지역이다. 대한민국을 '지역'으로, 자신을 '국가의 대표'가 아닌 '민족의 반쪽 대표'로 규정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삶은 소대가리' 소리를 들으면서, '(미국-북한 간) 조선반도 비핵화 논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배제하자'(2018년 9월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는 무시까지 당하면서, 북에 굴종하고, 온갖 양보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이 그토록 애처롭게 '민족'에 매달렸지만 이룬 것은 없다. 애초에 잘못 매달렸고, 엉뚱한 데(민족) 호소했기 때문이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10~11일 미국 공군의 정찰 활동을 비난하는 담화에서 지금까지 써 왔던 '남조선'이나 '괴뢰' 대신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썼다. '대한민국'이라는 칭호를 씀으로써 남북 관계를 민족에 기반을 둔 '특수 관계'가 아닌 '일반 적대 국가 관계'로 규정한 것이다.

'민족팔이'를 해 온 종북 주사파(主思派)들은 김여정의 발언에 '총 맞은 기분'일 것이다. 그토록 '민족'에 매달리며 '다른 모든 것을 양보 또는 포기했던' 문 전 대통령도 그럴 것이다. 북한이 '같은 민족'에게 핵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 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민족'을 모든 것에 우선하면 필연적으로 합리와 객관을 잃는다.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이 '북한의 도발' '핵 고도화' '인권 유린'을 용인하고, 대한민국에 실질적 이익이 되는 미국과 일본을 미워하고 협력관계를 깨려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국가나 민족을 형성하는 이유가 사람이 더 잘 살고 행복해지기 위함인데, 민족과 국가를 위해 사람살이를 파괴하는 것이다.

북한이 '현실'을 깨우쳐 주었으니 이제 주사파들과 문 정권 사람들도 변할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런 실력도, 비전도 없는데, 전가의 보도 같은 '민족팔이'를 하지 않고는 권력을 잡을 길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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