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현덕 교수의 골프산업] <15>골프장 서비스 표준화(KS) 통한 가격안정

대중제 골프장은 주중 15만원, 주말 20만원 안팎 적정
가격 경쟁력 확보 통해 국내 골프관광 상품 ‘상상만 해도 뿌듯’

1921년에 개장한 대한민국 최초의 효창원 골프장 모습. 김현덕 교수 제공
1921년에 개장한 대한민국 최초의 효창원 골프장 모습. 김현덕 교수 제공

우리나라 골프 역사를 얘기하자면, 1921년 개장한 효창원 골프장을 한국 골프의 효시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더불어 한반도 골프 효시를 살펴보면, 1897년부터 갈마반도의 원산과 구미포의 영국인 세관원과 선교사들을 위해 운영되던 소규모의 골프 코스들이 있었다.

우리의 골프 역사는 어림잡아도 130년이 되어가며, 직장인(일반인)이 배우고 싶은 스포츠 톱 랭크에 위치하고 있다. 그만큼 골프는 대중화가 되었으며, 인기 스포츠임을 입증하고 있다. 박세리에 이어 뒤를 잇는 세계적인 LPGA 선수들, 국내 대회지만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를 연출하는 KLPGA 선수들, PGA에서 우승을 일궈내는 한국 선수들(임성재, 김시우, 김주형, 이경훈 선수 등) 등 골프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는 여전히 귀족 스포츠 혹은 접대문화의 온상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시대가 많이 변했음에도, 올봄 주말에 대구시청 공무원 친선 골프대회가 열린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버릴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해 자문하고, 때로는 그 이유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한 끝에 "터무니 없이 높은 골프장 이용료"가 중요한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세금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현실을 말하자면, 대중형 골프장이 아닌 비회원제/회원제 골프장에 부과(고객에게 전가)되는 개별소비세와 함께 교육세, 농어촌특별세, 부가가치세 모두 포함하면 1인당 21,120원의 세금이 붙는다.

하지만 이런 세금을 면제받는 대중형 골프장은 그린피를 주중 15만원, 주말 20만원 이하로 설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실제 수도권에는 퍼블릭임에도 주말에 라운딩을 하려면 20만원이 넘는 그린피와 카트피를 내야 한다. 게다가 캐디비, 그늘집, 뒷풀이 비용 등을 포함하면 1인당 평균 30만원을 넘게 내야 한다.

펜데믹 시기 유일하게 허락된 스포츠시설인 골프는 과도할 정도로 많은 신규 진입 골퍼를 맞이했으며, 골프장들은 이에 질세라 앞다퉈 대중제로 탈바꿈하여 꼼수 운영해왔다. 이러한 일을 저지해보자는 취지에 골프장 삼분 체계(회원제, 비회원제 및 인증형 대중제)라는 과세형평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였으나, 예상했던 골프장 비용의 안정화가 아닌 중소 골프장의 그린피 인상이라는 역풍이 발생했다.

2007년에 제정된 골프장 서비스 표준화에 관한 규정. 김현덕 교수 제공
2007년에 제정된 골프장 서비스 표준화에 관한 규정. 김현덕 교수 제공

대표 서비스 산업군인 호텔숙박업의 경우 서비스 품질, 위치 및 예약 일정에 따라 그 가격은 정말 큰 차이를 보이며, 고객 역시 그러한 차이가 존재한다면 이를 수용하고 지불한다. 이러한 이유는 호텔을 포함한 숙박업의 경우 모두가 수용하고 따르는 글로벌 및 국내 표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30년의 골프 역사를 이야기하는 우리나라에서도 골프장 서비스 프로세스와 기반구조에 대한 2건의 국가표준이 2007년 뒤늦게 제정된 바 있다. 하지만 그 내용 역시 골프장 서비스의 섬세한 영역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의 의뢰로 지난 3개월 동안 필자의 연구팀은 현재의 골프장 서비스 표준 2건에 대해 통합 개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제시된 앞으로 골프장 서비스 표준은 다음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1. 캐디를 포함한 골프장 종사자의 각종 장비의 운전시 필요한 필수 자격증 보유

2. 식음료 조리와 관련한 안전 및 위생 법령 준수 여부 확인

3. 각종 서비스를 위해 운영되는 모바일 디바이스에 수집된 개인정보 보안·관리 준수

4. 코스 관리 종사자들의 위험물 관리 자격 보유 여부

5. 캐디 서비스 교육 필수 영역에 대한 제시

고객만 손해보는 현재 골프장 이용료 현황은 '묘수'라 쓰고 '꼼수'로 읽히는 것 같다. 올해는 골프 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성찰의 시점이 되었으면 한다. 세계 각지의 골퍼가 찾는 또 다른 한류 콘텐츠로서 대한민국 골프 관광이 도약하기를 바란다. 우리 골프장에서 전통문화와 음식 그리고 개인지도를 받는 외국 골프 관광객들을 상상만해도 행복하다.

계명대학교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한국프로골프협회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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