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도노조 파업 첫날, 코레일 '대국민 사과'…시민들 “돌아오는 기차가 더 걱정” (종합)

14일부터 18일간 총파업…"시간 지날수록 여파 더 커질 것"
동대구역 KTX 운행 횟수 170회→130회 …일반열차도 108회→78회
철도노조 "수서행 KTX는 시민 절대다수의 요구"…코레일 "정당성 없어"

전국철도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14일, 오전 동대구역은 기차표를 구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 우려하던
전국철도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14일, 오전 동대구역은 기차표를 구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이날 우려하던 '철도대란'은 다행히 벌어지지 않았다. 김주원 기자

14일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예고했던 총파업에 돌입하자 전국 곳곳에서 걱정과 우려가 쏟아졌다.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한 철도 대란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나흘간의 파업으로 열차 감축 운행이 불가피한 만큼 시민들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을 우려했다.

동대구역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동대구역을 지나는 KTX 운행 횟수는 170회에서 130회로 23% 줄었다. 무궁화호와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도 108회에서 78회로 27% 감축됐다. 본격적인 파업에 접어드는 금‧토‧일 사흘간 KTX 운행은 192회에서 138회로 28% 줄고, 일반열차는 108회에서 72회로 33% 줄어든다.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열차 중 운행중지된 열차는 동대구~진주(경전선), 동대구~포항(대구선) 무궁화호 열차와 동대구~태화강(동해선) 누리로 열차 등 일반열차가 다수를 차지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찾은 동대구역 대합실은 역사 곳곳에 철도노조의 파업 예고 안내문이 붙었다. 당일 일정으로 서울에 다녀온다는 이모(47) 씨는 "11시 27분 SRT 서울행 열차를 예매했다. 지연되거나 하지는 않아서 일정에 큰 차질은 없는데, 서울에서 돌아오는 기차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52) 씨는 "파업한다는 뉴스를 듣고 혹시나 해서 열차시간을 확인했는데 오늘 아침까지는 정상운행을 한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다만 주말에 다시 대구로 돌아올 예정인데 그때는 지연되거나 운행 중지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낮 12시 지하철 1호선 서울역 3번 출구 앞 세종대로에 모여 "수서행 KTX는 시민 절대다수의 요구라는 점에서 철도노동자의 총파업은 정당하다. 정부 정책이라며 명분 없는 파업이라고 왜곡하지 말라"고 밝혔다. 수서행 KTX 운행은 철도노조의 주요 요구사항이다.

앞서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오전 10시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여름 기상이변에 따른 열차 지연과 운행 차질로 불편을 겪는 국민께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 사장은 "이번 파업은 수서행 KTX 운행과 고속철도 통합 등 교섭을 통해 해결할 수 없는 정부정책 사항을 핵심 목적으로 하고 있어 정당성이 없다"며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으로 18일까지 나흘간 수도권 전철의 경우 평소의 75% 수준으로 운행이 줄어든다. KTX는 68%,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각각 58%, 63% 수준으로 감축 운행한다.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상시의 4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레일은 파업에 대비해 운전 경력이 있는 내부 직원과 군인 등을 수도권 전철과 KTX에 투입하고 있다. 이용객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모바일 앱 '코레일톡'과 홈페이지, 역 안내방송 등을 통해 파업 기간 열차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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