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뒤 대구에 출마하면 우리 당은 100석이 무너질 수도 있다."(김웅 국민의힘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김부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민의힘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포스트 이재명 체제의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파괴력이 가장 강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내년 4월 실시되는 22대 총선에서 여당은 '거야심판론', 야당은 '정권심판론'으로 맞붙는다. 승부는 중도층 표심에서 결정 난다는 데 여야 이견이 없다. 민주당이 당내 온건파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내세워 통합형 비대위로 전격 전환할 경우 강력한 쇄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구경북(TK)의 한 국민의힘 의원도 "이재명 대표의 옥중 공천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얘기다. 결국 민심의 거센 역풍에 직면한다는 걸 민주당 내부에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만약 민주당이 새 간판으로 김부겸 비대위를 띄우고 계파 갈등을 봉합한 다음 총선을 치른다면 국민의힘으로서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인 김 전 총리가 비대위원장으로서 TK 출마를 선언하고 전국 선거를 총괄 지휘하면 중도층은 물론 국민의힘 텃밭인 영남권 민심마저 요동칠 수 있다는 게 여권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보수 유튜버로 대표되는 강성 지지층에 둘러싸여 민주당에 참패한 기억이 생생하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민주당이 현재 같은 길을 걷는다고 보고 있는데, 김부겸 비대위의 등장은 이 같은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 전 총리 역시 주변에 '극단적 팬덤정치는 민주주의를 향한 테러'라는 소신을 밝히며 최근 당내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부겸 비대위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비대위 전환을 위해선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설사 비대위로 전환하더라도 '김부겸 카드' 외 친명계가 낙점한 인사를 추대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구속 여부와 여론의 향방이 중요하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친명계로는 도저히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면 지난 2016년 1월 당시 문재인 대표가 물러나고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했듯이 김부겸 비대위도 전격 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댓글 많은 뉴스
경북대 '반한집회'에 뒷문 진입한 한동훈…"정치 참 어렵다"
한동훈, 조기대선 실시되면 "차기 대선은 보수가 가장 이기기 쉬운 선거될 것"
유승민 "박근혜와 오해 풀고싶어…'배신자 프레임' 동의 안 해"
"尹 만세"…유인물 뿌리고 분신한 尹 대통령 지지자, 숨져
野 의원들, '계란 투척' 봉변…경찰, 헌재 시위대 해산 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