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요한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지난 17일 '전략공천 원천배제'를 당에 요청하면서 여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앞서 당 지도부와 중진·친윤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에 이어 당내 주류를 향해 2연타를 날렸기 때문이다.
특히 김기현 대표와 인 위원장이 이날 오전 42분간의 회동을 통해 가까스로 지도부와 혁신위 사이의 반목을 임시 봉합한 상황에서 나온 직격탄이라 당내 주류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혁신위가 선명성을 과시하기 위해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용이 어려운 내용이라는 평가가 많다.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게임이고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원천 배제', '○○ 비례대표 ○○% 할당' 등의 대전제는 '현장'에서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국민의힘 혁신위 17일 오후 8차 회의를 마치고 ▷대통령실 인사도 예외없는 상향식 공천 ▷금고 이상 전과자 등에 대한 엄격한 컷오프 ▷전략공천 원천 봉쇄 등의 내용이 담긴 '4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실 참모를 비교적 당선이 수월한 지역구에 내리꽂는 '낙하산 공천'을 원천 차단하고 그동안 야권으로부터 '수직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게 혁신위의 설명이다.
혁신위는 기득권을 가진 중진·친윤 인사들이 물러난 자리에 전략공천 배제를 통해 다시 대통령 측근들이 차지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혁신위는 '진정한 혁신'을 명분으로 당 지도부와 중진·친윤 용퇴 압박을 재차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당 지도부를 포함한 당내 주류는 일단 버티기로 시간을 벌고 있다.
아직까지 혁신위의 요구에 반응을 보인 중진 의원은 아무도 없다. 지금은 결정을 할 시기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은 혁신위의 잇따른 압박에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 해도 나는 내 할 말 하고 산다'고 말하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혁신위의 요구가 정치현실을 무시한 내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당이 30∼40명 정도의 인재 영입에 나선 상황에서 이들에게 경선을 강요한다면 영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혁신위가 제안한 '청년 비례 50% 할당 및 우세 지역구 배정'과 '전략공천 배제'가 상호 충돌한다는 지적도 지도부에서 나왔다.
박정하 수석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제안한 청년 우선 공천이나 청년 할당, 그리고 전략공천 배제는 스스로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는 혁신위의 제안을 공천관리위원회로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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