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징어 실종'에 맞선 당·정…어민 생계 지원 대책 추진키로

어업인당 3천만원 긴급 지원하고 수협이 대신 보증해 자금 대출
장기적으로 오징어 어선 감축 방안도 내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오징어 생산업계 지원을 위한 민·당·정 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박영채 기자 pyc@imaeil.com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228호에서 열린 오징어 생산업계 지원을 위한 민·당·정 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박영채 기자 pyc@imaeil.com

최근 어획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오징어 어업인들을 돕기 위해 정치권이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일 국회서 관련 토론회가 열린 데 이어 5일에는 집권여당 주도의 민·당·정 협의회가 열렸다. 당·정은 오징어 어업인에게 긴급경영안정자금 3천만원을 지급하는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 국민의힘에서는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 이달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김현태 수산정책관이, 민간에선 노동진 수협중앙회장, 김기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박혜철 속초시수협 조합장, 김대경 후포수협 조합장 등이 함께 했다.

안건으로는 오징어 생산업계 단기 및 중기 지원 방안 테이블에 올랐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가 끝난 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어업인당 3천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담보가 부족해 추가 자금 대출이 어려운 어업인을 위해서는 수협에서 대신 보증해 담보력을 높여주기로 했다.

수산자원보호직불금 지급기준도 완화해 직불금을 조속히 지급하기로 했다. 수산자원보호직불금은 수산자원 보호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총허용어획량(TAC) 준수, 자율적 휴어 시행 등 강화된 자원 보호 의무를 준수하는 어업인에게 직불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당정은 어업인 금융 부담 경감을 위해 이달부터 내년 말까지 수산 정책자금을 무이자 전환하고 원금 상환도 유예하기로 했다. 내년 6월까지는 어선원 보험료 납부도 유예된다.

장기적으로 내년부터 매년 40~50척 이상 오징어 어선 감척을 추진하고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해 해외 어장 개척과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유 의장은 회의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오징어가 '올해 실종됐다', '씨가 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오징어 어업인들의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연쇄 부실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오징어 지난해 어획량은 최근 10년 평균 대비 61% 감소했다"며 "내년 주 조업 시기 도래 전까지 긴급유동성 공급과 금융 부담 경감을 지원하고 중기적으로 감척과 해외어장 개척을 통해 업계가 지속 가능한 조업을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동해안 오징어 어업이 재난적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동해안 어업인들이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는 만큼 과거 경험의 되풀이에서 벗어난 과감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동해안 오징어 어획량 감소 원인은 중국 어선의 남획, 기후 변화 등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어린 오징어를 인공 부화해 동해 바다에 뿌리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일 국회 토론회를 주관했던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포항남울릉)은 이날 발표된 지원 방안을 환영하며 "오징어 등 어종 생산량 감소에 따른 위기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 위기에 처한 어업인 생계 지원을 위해 앞으로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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