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MM] “MZ 직장인은 회식 싫어한다? 그건 사바사(사람 by 사람)!”

MZ 5명에게 들어본 솔직한 회식 얘기
1가지 술, 1차, 오후 9시까지 하는 ‘119’나
연극 회식, 오마카세 등 ‘이상적 회식’ 꼽아
“동료와 친해지고, 상사 의견도 들을 수 있는 기회”

"(비싼 음식 먹는) 회식은 필수~ 2차는 선택~!" 술자리 잦은 연말, MZ들은 회식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MMM팀이 들어봤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엣헴, 나 오랜만에 돌아온 김라떼다. 요즘 내 라떼 친구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소리가 하나 있는데, 바로 "회식하려는데 젊은 후배들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는 말! 공감하는 라떼 친구들 몇몇 보인다 보여.

근데 웃긴건 말이지, 정작 그 젊은 후배들에게 직접 회식에 대한 생각을 물어본 이는 없다는거야.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고민하다 "불만 있으면 편하게 다 얘기해. 괜찮아"라는 이도저도 아닌 말을 내뱉어서 오히려 분위기 싸해졌다나 뭐라나.

그래서 MMM(매일 MZ 매거진)팀이 나섰다 이말이올시다. ▷곽채린(26·초등학교 교사·4년차) ▷권대홍(27·대기업·2년차) ▷박ㅇㅇ(27·경찰공무원·2년차) ▷송ㅇㅇ(33·간호사·10년차) ▷최보금(26·은행원·3년차) 씨 등 다양한 직종에서 근무하는 5명의 MZ 직장인과 회식에 관해 솔직하게 썰 풀어봤다. MZ들의 생각이 궁금한 라떼들은 주목!

◆'회식 119'가 뭔지 알아?

김라떼(이하 김)= 코로나 끝나고 회식 부활한 곳 많지? 요즘은 좀 어때?

최보금(이하 최)= 3~4개월에 한번 정도 하는데, 공식적인 회식 빈도는 지금이 딱 좋은 것 같아. 나이가 비슷한 또래들끼리는 따로 회식을 하기도 해.

곽채린(이하 곽)= 우리도 학기 초, 학기 말 총 네번 회식하는 데 적당하다고 생각해. 꼭 회식이 아니더라도 같은 학년 교사들끼리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기 때문에,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해.

권대홍(이하 권)= 다들 비슷하네. 나는 팀 아래 3개 근무조가 편성돼있는 조직에서 일하는데, 팀 회식은 석 달에 한번 해. 강제성은 없지만 팀끼리 모두 만나는 날이 잘 없어서 서로 얼굴도 볼 겸 팀 회식에는 많이 참석하는 편이야. 조 회식은 한 달에 한번 정도 해. 조 회식은 투표로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데 참석율이 너무 낮으면, 사내에서 나오는 회식비를 식당 이용 쿠폰으로 주기도 해.

박ㅇㅇ(이하 박)= 우리는 교대로 근무하다보니 회식이 거의 없는 편이야. 건강을 잘 관리해야하고, 나쁜 구설수에도 휘말리지 않아야 하는 직업이어서 회식을 하더라도 금방 끝나는 것 같아.

송ㅇㅇ(이하 송)= 회식 하면 보통 뭐 먹으러 가?

곽= 삼겹살집이나 뷔페? 요즘은 직원들이 고기를 다 구워주니 앉아서 먹기만 하면 돼서 편해. 뷔페는 대화 중에 계속 일어나서 움직여야 하는 게 좀 불편하긴 하지만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먹을 수 있고, 내가 먹고 싶은 음식 골라 먹으면 되니 좋아.

최= 소고기나 해물 등 비싼 거 먹으러 가! 최근엔 대게 코스 요리 먹으러 갔어.(일동 감탄) 메뉴는 총무 담당이 후보를 정해서 카톡으로 투표하는, 꽤 민주적인 방법을 거치지.

송= (끄덕끄덕) 그냥 비싼 거 짧은 시간 안에 먹는 회식이 제일 좋은 것 같아. 우리는 여초집단이다보니 술을 좋아하지 않는 부서장(수간호사나 책임간호사)을 만나면 카페나 예쁜 곳으로 회식을 가기도 해. 실제로 20명이 우르르 카페 간 적도 있어.

김=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회식은 어떤거야?

권= 사내에 '회식 119'라는 문화가 있어. '1가지 술로, 1차에서, 오후 9시까지'라는 뜻이지. 회식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 정도면 큰 부담은 없지 않을까? 그리고 회식 참여 인원은 다다익선이라고 생각해. 이왕 회식하는 것, 다 같이 놀고 즐기면 좋잖아!

박= 2차부터 참여 자율! 완전 공감.

곽= 맞아. 나는 지금처럼 밥을 먹으면서 간단하게 술 마시고 자유롭게 귀가하는 분위기가 좋아. 점심 회식도 한번 해보고 싶어.

최= 나는 퇴근한 뒤 다같이 연극 한 편 보고 깔끔하게 마치는 '문화 회식'이나, 오마카세처럼 특별한 경험을 회식을 통해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는 이제 식상하다고? 댓글에 건배사 하나씩 추천해주고 가세요.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는 이제 식상하다고? 댓글에 건배사 하나씩 추천해주고 가세요.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MZ도 회식 좋아해~

김= 자, 이제 본격적으로 얘기해보자. 각자가 생각하는 회식의 장점은 뭐야?

박= 일의 특성상 2인 1조로 움직이거나, 조 단위로 같이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아무래도 서로 친해지는 게 일의 능률도 올라가고, 편하지. 그래서 회식은 서로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아주 좋은 시간이 되는 것 같아. 특히 나는 아직 배울 게 많기에, 선임들이 회식 자리에서 좀 더 날 것(?)의 얘기를 많이 해줘서 도움이 돼.

최= 맞아. 일할 땐 너무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는데, 같이 일하는 분들과 얼굴을 익히며 친해지고, 윗분들의 의견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좋아.

김= 그럼 단점은?

권= 뭘 먹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랑 먹느냐가 중요하잖아. 회식 같이 하는 사람 중에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옥일 것 같아. 특히 상사가.

최= 우리는 인원이 많아서 테이블마다 분위기가 복불복이야. 자리 선정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어디 앉았느냐에 따라 그날의 기억이 달라지지.

김= 요즘 'MZ세대는 회식 꺼린다'는 인식도 있잖아. 어떻게 생각해?

송= 나보다 어린 친구들은 개인 시간을 중시하는 것 같기도 해. 예를 들어 나 같으면 회식 참석이 어려울 때, 개인 일정을 조정하거나 말을 못해 전전긍긍했거든. 근데 나보다 어린 MZ들은 그런 부담감 없이 회식에 참석 못한다고 바로 말하더라고. MZ라고 다 회식을 싫어한다기보다 개인 성향에 따라, 혹은 MZ 안에서도 나이대가 어떻냐에 따라 다른 것 같아. 일단 난 MZ지만 회식 좋아~ 하하.

권= 내 생각도 그래. 일반화의 오류야. MZ들이 모두 개인적이라고 보는 분들의 생각이겠지. 특정 인물이 회식을 싫어하는 것 뿐이야. 정말 회식을 싫어하는 사람은 '싫은 사람'과 업무 외 시간에도 마주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곽= 원하지 않는데 술을 많이 마셔야하거나, 대화 주제가 본인의 흥미와 맞지 않으면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여초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나이대는 다르지만 같은 여자로서 공감되는 얘기가 많고 인생 전반적으로 선생님들께 배울 점이 많아서 회식이 항상 재밌고 좋아.

최= 맞아. 주변 친구들을 보면 무조건 회식을 싫어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박= 사람마다, 그리고 그 회식의 분위기에 따라 다른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나는 회식을 선호하는데, 조직 문화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김= 라떼는 건배사 중요했던 거 알지? 마지막으로 건배사 하나 추천해주고 가!

송= 와 어떻게 알았어? 조금 나이 있으신 분들이랑 먹으면 건배사를 꼭 시켜. 그럴 때면 네이버에 건배사 추천을 꼭 쳐보고 가. 근데 앞 사람이 내가 외운 건배사 했다? 그날은 정말 큰일 나는 날이지. 그런 경험이 몇 번 있고 나서는 건배사를 몇 개씩 준비해서 가는 노하우(?)가 생겼어.

최= "제가 '오늘 밤 주인공은' 하면 '나야 나'라고 해주세요"를 건배사로 썼었어. 어른들도 알법한 유행곡 가사를 자주 활용했지. 하하.

손가락 발가락 얼어 붙는 추운 겨울에도 우리가 회식 때 가져가야 할 것은 뭐다? 쿨한 마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손가락 발가락 얼어 붙는 추운 겨울에도 우리가 회식 때 가져가야 할 것은 뭐다? 쿨한 마음~!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어때 라떼 친구들, 회식에 대한 MZ들의 생각 잘 들었어? 의외로 회식에 대한 기대도 많고 회식을 참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말야. 다만 핵심은 회식을 너무 자주, 오래 하지 않는다는 것! 쿨내 진동하는 회식 문화 한번 만들어보자구.

여기서 잠깐. 건배사 장인 김라떼가 MZ들을 위한 건배사 모음집을 준비했다. 연말에 회식 많을텐데 이거 적어가면 도움 될거야!(찡긋)

-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인연을 위하여)

- 나그네(나는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그대들도 나를 사랑합니까? 네)

- 땡큐(나쁜 일은 땡 좋은 일은 큐)

- 흥청망청(흥해도 청춘 망해도 청춘)

- 너나잘해(너와 나의 잘나가는 새해를 위하여)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MMM 인스타그램 계정(@maeil_mz_magazine)을 찾아주세요! 알고 싶은 MZ 문화에 대한 문의도 언제든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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