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사퇴' 압박 봇물 "당 대표 밑천 드러나…신뢰, 리더십 상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공식화한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SNS 등을 통해 '김태흠의 생각'이란 제목으로 "국민의힘이 혁신하고 국민께 신뢰를 되찾는 길은 김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무한 책임을 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모두가 사즉생(死卽生)을 하라며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돌리고, (정작 본인은) 대표직에서 뭉개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리라는 것은 구성원들의 믿음과 기대를 바탕으로 성과물을 내는 곳이지 욕심으로 뭉개는 곳이 아니다"며 "김 대표는 당원과 국민께 이미 밑천이 드러나 신뢰와 리더십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김 대표를 향해 대표직을 내려놓아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존경하는 김기현 대표님께 드립니다'는 제목의 공개 서한을 올렸다.

그는 "저의 소견으로는 대표님의 희생과 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럴 책임도 그럴 이유도 없다"며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대한 사랑을 점차 거두게 된 것은 대표님만의 책임이 아님에도 사람들이 대표님께 책임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고 화도 나시리라 생각한다"며 "또 달리 생각해 보면 정치라는 것이 그렇지 않나. 재판처럼 꼭 책임 있는 사람에게만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표님을 향한 여러 요구는 대표님이 이 시점에서 당 대표라는 사실 하나 때문이다. 아마 다른 분이 그 자리에 있어도 똑같은 요구가 쏟아졌을 것"이라며 "내려놓고 잠시 멈추면 더 큰 길이 열리지 않겠나. 대표님의 앞날을 응원한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도 당 지도부 등이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는 정권 출범 후 지난 2년 동안 정국 운영에 대한 책임감으로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라며 "장제원 의원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 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 판을 뒤엎으면 대안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날인 11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김 대표를 향해 "더 이상 버티면 추해진다"며 사퇴를 압박했다.

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 대표가 보여준 모습은 혁신을 거부하는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방해까지 하면서 사실상 민주당의 X맨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김기현 대표한테 무릎 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김 대표가 계속 대표 하면 땡큐' 이런 조롱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