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당진영덕고속도로 성공에서 달빛철도 미래를 본다

개통 7주년 당진영덕고속도로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6년 687만여 명이던 영덕 관광객은 고속도로 완전 개통 후 1천만 명이 넘었고, 통행량 역시 2016년 1천663만여 대에서 지난해 2천721만여 대로 늘어났다.

추진 당시 수요 논란이 많았던 당진영덕고속도로의 빛나는 성공은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철도 추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달빛철도 특별법'에 대해 수도권 언론들과 국회의원들이 예비타당성조사 무력화, 재정 부담 등을 문제 삼으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 우려가 기우에 불과함을 당진영덕고속도로가 보여주는 것이다.

수도권의 논리는 자동차가 없는데 경부고속도로가 왜 필요하며, 철(鐵)을 이용할 산업이 없는데 포항제철이 왜 필요하냐는 말이나 다름없다. 그런 논리라면 우리나라에는 애초 경부고속도로나 포항제철은 건설되지 말았어야 했다. 공급이 수요를 만들어내는 경우는 허다하다. 가령, 우리나라는 경부고속도로가 산업화와 자동차 시대를 열었고, 미국은 포드의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으로 대량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 전역의 도로 공사를 견인했다. 태어난 마을에서 평생 반경 30㎞를 벗어나는 경우가 드물었던 미국인들의 생활 반경은 자동차와 도로 덕분에 크게 늘어났고, 새로운 일자리와 혁신적인 문화가 창출됐다.

우리나라는 경제 권역이 남북을 축으로 작동한다. 동서축, 남북축 중에 하나의 축 중심으로 발전한 탓에 국토 이용률이 떨어진다. 국토를 횡으로 잇는 달빛철도가 완성되면 현재 '수도권~지방' 연결 물류 구조를 '지방~지방'으로 연결할 수 있다. 나아가 달빛철도를 경부선, 중앙선, 동해선, 호남선 등과 연결함으로써 철도망을 동서남북 순환 구조로 바꿔 대한민국 물류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 수 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포퓰리즘적 발상'이라는 주장 역시 가당치 않다. 6개 광역자치단체 1천700만 국민들이 이용할 달빛철도 건설이 포퓰리즘이라면, 수도권 2천만 국민을 위한 모든 정책도 포퓰리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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