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톡톡] 강아지 난치병에 줄기세포 치료를 한다고?

엑소좀 병행치료 관절질환 등 난치병에 효과
신장질환, 고양이 구내염도 치료 만족도 높아

디스크 수술과 함께 엑소좀 병행치료 후 산책도 무리 없을 정도로 회복된 탄이(가명·12). 대구동물메디컬센터 제공

#1. 닥스훈트 종의 강아지 탄이(가명·12)는 동물병원에서 검진 결과 디스크와 심한 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탄이의 뒷다리는 통증 반응 없는 완전 마비 상태였기에 정상적인 보행을 기대할 수 있는 확률은 절반이 되지 않았다. 뒷발을 끌면서 다녔기에 피부손상도 심했다. 보호자와 상의 끝에 디스크 수술 치료와 줄기세포(엑소좀) 치료를 병행했다. 치료 후 12주가 경과하면서 탄이는 조금씩 걸을 수 있게 됐다. 활력도 좋아져서 현재는 산책도 무리없이 다닐 수 있게 됐다.

#2. 코리안숏헤어 종의 고양이 건이(가명·3)는 지난 1년 동안 눈 옆에 창상을 치료해왔으나 개선되지 않고 피부가 계속해서 곪은채로 병원을 찾았다. 염증이 잡히지 않아 이마 부위, 비강 안에 고름으로 계속 염증이 퍼져 나가는 상황이다. 항생제와 수액, 내복약 처치로는 도저히 개선 되지 않아 보호자와 상의 끝에 엑소좀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 후 10일 후에 건이의 곪았던 피부가 재생됐고 코 안에서 나오는 염증물질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반려동물 치료기술이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난치병에 대한 줄기세포(엑소좀) 치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줄기세포나 엑소좀 치료는 반려동물의 만성질병에 여러가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좀 단독치료도 효과가 있지만 기존 치료와 병행했을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이 힘든 노령 반려동물의 관절질환 등 난치병 치료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장 많이 적용되는 질병은 관절염, 급만성신부전, 고양이 구내염 등이 있다.

대구동물메디컬센터 유호성 원장이 강아지를 진료하고 있다. 대구동물메디컬센터 제공

대구동물메디컬센터 유호성 원장은 "퇴행성질환인 관절염은 어깨, 슬개골, 고관절, 팔꿈치 등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한다. 관절염이 심한 특정 부위에 줄기세포나 엑소좀 치료를 하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손상된 관절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슬개골탈구 수술 같은 정형외과수술 시에 추가로 엑소좀을 투여하면 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히 고령으로 전신마취가 힘들거나 수술 부작용 위험이 큰 경우 줄기세포치료가 대안이 된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는 한 개의 세포가 여러 종류의 다른 세포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세포다. 손상된 부위의 세포들을 새로 재생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이런 기능을 하기 위해서 엑소좀(세포외 소포)이라는 물질을 분비하고 엑소좀은 다른 세포들과 소통해 손상된 부위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엑소좀은 줄기세포 배양을 통해 추출하고 줄기세포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반면, 줄기세포에 비해 보관이 용이하고 부작용이 덜해 반려동물에게 투약하기도 쉽다. 엑소좀은 항염, 항산화, 면역조절 기능을 하며, 손상된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 효과가 좋다. 수술에 비해 비용부담도 줄어든다.

유호성 원장은 "엑소좀은 면역조절기능, 항염증기능이 있다. 관절염은 엑소좀 치료 후 다리를 저는 모습이 빠르게 개선되는 사례가 많다"며 "좋아지는 모습이 눈으로 바로 확인돼 다른 질병보다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신부전의 경우 엑소좀 치료는 병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신장관련 수치가 좋아지기도 하며 말기신부전보다는 초기 신부전에서 효과가 좋은 편이다. 구내염에 걸린 고양이는 발치 이후에도 구내염이 심하면 다양한 내과적 치료와 함께 엑소좀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다. 엑소좀 치료는 심장과 간질환, 척추디스크, 면역매개염증성질환, 피부질환 등 다양한 질병에 적용되고 있다.

유 원장은 "줄기세포나 엑소좀 치료 후에도 꾸준한 치료와 건강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해당 치료 자체가 만능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치료와 엑소좀 치료를 병행할 때 회복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