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정부 민생 정책 쏟아내지만, 야당 동의 없으면 실행 어렵다

정부가 연초부터 파격적인 민생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주로 세금을 줄이고, 재정 지원을 늘리며,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들이다. 4월 총선을 의식한 정책이란 지적이 있지만, 침체된 경기에 숨통을 틔우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정책들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 즉, 야당의 동의 없이는 정책이 시행될 수 없다.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은 14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설 민생대책'을 확정했다. 취약계층 전기 요금 인상을 한 번 더 유예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제2금융권 대출금 이자를 최대 150만원 줄여준다는 게 핵심이다. 연초부터 정부는 주요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방침을 공식화했고, 이튿날에는 당정 협의에서 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1년) 방침이 발표됐다. 건강보험 지역 가입자의 '자동차 부과' 보험료 폐지, 서민과 소상공인의 대출 연체 기록 삭제 방안, 국토교통부의 '1·10 주택대책'이 잇따랐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정책은 재정 부담, 형평성 문제 등의 논란을 낳을 수 있다. 또한 야당의 협조 없이는 정책 실행을 위한 법과 제도의 개정이 불가능하다. 기획재정부가 꼽은 경제정책 방향 주요 입법과제는 12개이며, '1·10 주택대책'의 핵심 내용들도 도시정비법 등을 바꿔야 시행할 수 있다. 이처럼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정부가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은 것은 내수 침체 등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 안팎의 저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시장 개입은 시의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문제는 경제가 위기인데도, 정쟁은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가 '쌍특검법 재표결'을 놓고 첨예하게 대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민생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린다. 정부 정책과 민생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시장은 혼란만 겪게 된다. 지금은 정쟁보다 민생이 우선이다. 정부와 여당은 적극적으로 야당을 설득해 민생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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