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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돌아온 '올드보이' 최경환…현역 의원·대통령실 출신과 공천경쟁 [4·10 총선 격전지 속으로]

최경환 무소속 출마 시 여당 후보와 뜨거운 한 판 펼쳐질 듯

4·10 총선을 앞두고 경북 경산 선거구는 국민의힘 윤두현 국회의원과 대통령실 '타이틀'을 내건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 간의 국민의힘 공천 여부, 여기에다 지역에서 내리 4선을 하며 지역 바닥을 다져놓은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국민의힘 우세 성향이 강하지만 최 전 부총리의 지지세도 만만찮다는 점에서, 그가 출마를 공식화한다면 판세를 쉽게 가늠하기 힘들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선 류인학 중앙위원회 건설분과 부위원장이 예비후보에 등록해 공천 경쟁에 나섰다.

야권에서는 남수정 진보당 경북도당위원장이 도전장을 냈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경산시를 중앙당에 '청년여성전략공천지역'으로 신청하고 후보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저마다 경산 이끌 적임자 자청

윤두현 의원은 "기존 자동차 부품과 섬유산업 등 중심 산업구조를 전환해, 물류비가 적게 들고 인적자원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ICT 산업 도시의 밀알을 뿌린 상태"라며 이에 대한 완성을 위해서 재선 국회의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문 등 메시지 관리를 담당했던 조지연 예비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교육특별시 경산을 제시하며 산업단지 확장을 통한 시스템 반도체·반도체 설계산업 유치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그는 "대학 도시인만큼 산학연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고 했다.

류인학 예비후보는 '자주적인 경제생산이 가능한 글로컬 경산'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신공항 연결 접근성 확보 ▷신공항 조기 건설과 공항 배후도시로 육성 ▷1년 내내 축제를 여는 축제 마당 조성을 통한 관광객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21일 현재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음주쯤 무소속 예비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남수정 진보당 예비후보는 윤석열 정권 심판과 검찰 독재 종식, 민생 정치를 핵심 키워드로 삼아 "민주주의 회복을 이뤄내는 데 앞장설 것"을 강조한다.

◆뜨거운 여당 공천 경쟁

21대 총선에서 최경환 전 부총리의 낙마로 현역 의원 공백이 이뤄진 경산은 보수당(당시 자유한국당) 공천 경쟁이 뜨거웠다. 10명이 넘는 도전자들이 공천장을 받고자 경주했고, 이들 개인 지지세도 있어 공천 전까지 시끌했던 곳이다.

하지만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상황이 전혀 딴판이다. 21일까지 국민의힘 예비후보 등록자는 고작 2명뿐이다.

그렇다고 선거가 시시하게 흐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현역의원과 대통령실 출신의 예비후보 간 경쟁이 치열하고, 여권 후보자가 정해진다고 해도 본선거 역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지역에서는 '경산 터줏대감' 최경환 전 부총리의 출마가 공식화할 경우 여권 후보로서는 여느 때와는 다른 분위기를 맞닥 뜨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로 탈당 조치돼 현재 당적이 없는 상태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그가 총선용 국민의힘 복당 신청을 할 것으로 보는 의견은 많지 않다.

윤두현 의원이 재선 배지를 달고 국회에 입성하려면 당 공천을 위한 첫 번째 허들부터 넘어야 한다. 최 전 부총리의 낙마 이후 경산 민심은 여러 갈래로 찢겼다. 대표적으로 표출된 것이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이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투표를 통해 경산시장 선거를 단수 공천하기로 하자 경쟁자들이 이에 반발했고 이들은 연대해 이의 제기를 하는 등 당시 불협화음의 여진이 지금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 의원은 "당시 후보들의 경쟁력이나 도덕적인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이에 경선이 적합하지 않다고 공관위에서 판단한 것이다. 이는 중앙당 공관위의 자문을 거친 사항"이라고 했다.

조지연 예비후보는 현재 경산 발전을 이어갈 사람은 "국정 핵심 인맥과 논의가 가능한 용산 핵심 참모가 아니겠느냐"며 "능력 있는 정치신인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조 예비후보는 지난 총선 이후 중앙 정치권에 주로 머물러 지역 활동에 소홀했던 부분은 단점으로 꼽힌다. 그는 "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의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진보당 남수정 예비후보는 '경산주민대회'의 조직위 공동대표로 경산 주민 1천200여명의 의견 취합과 토론으로 정한 민생요구 사항을 시청과 시의회에 전달하거나, '경산시 집단 근로노동자 건강지원조례'를 주민 발의로 대표 청구하는 등 시민과 함께하는 추진력이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최 전 부총리 출마 시 본선도 '후끈'

최 전 부총리의 무소속 출마를 전제할 경우 대구, 경북의 여타 선거구와 달리 무소속 후보를 두고 그와 맞붙을 여당 후보자가 누가 될 것이냐는 이색적인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총리는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복역하던 중 2022년 3월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된 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지역 활동에 나서고 있다. 4선을 내리하며 지역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역에서 여전히 유효하지만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냉소적인 평가도 교차한다. 최 부총리 측 관계자는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 현재는 지역민들에 대한 인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계 좌장으로, 윤 의원은 청와대 홍보수석, 조 예비후보는 청와대 뉴미디어 정책비서관실 근무 경력이 있어 모두 '박근혜 정부'라는 공동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어떤 후보를 낼지도 관심사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전상헌 후보는 27.18%를 득표했다. 당선이 쉽지는 않으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류인학 예비후보. 매일신문DB
류인학 예비후보. 매일신문DB
조지연 국민의힘 예비후보(경산)
조지연 국민의힘 예비후보(경산)
윤두현 국회의원
윤두현 국회의원
남수정 진보당 경북도당 위원장
남수정 진보당 경북도당 위원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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