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궁-II 등 경북 구미산 무기체계가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구미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방위산업 수도로 자리매김하려면 반도체 특화단지와 연계할 수 있는 국방 분야 앵커기관 유치 등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에 따른 안보 위기감 고조와 우리 정부의 '글로벌 방산 수출 4대 강국 도약' 목표에 따라 구미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지만 현재 인프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국방 반도체 제조 R&D연구소' 설립
이달 15일 구미시청에서 열린 '구미시 방위산업 육성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서는 국방 앵커기관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또 반도체, 인공지능(AI), 유무인복합, 우주, 미사일 등 첨단 방위산업 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국방 앵커기관을 유치하되 구미시가 추진 중인 반도체 특화단지 등 국책 프로젝트와 연계가 가능한 앵커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이번 연구 용역을 맡은 산업연구원은 국방 앵커기관 유치를 위해 지역 현실을 파악한 뒤 명확한 기관을 타깃으로 정하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시민과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유치조직을 구성하고 경쟁 지자체보다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구미에 유치할 앵커기관으로는 정부가 신설하는 국방기관 2곳(방산부품연구원·국방인공지능센터)과 서울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구미 이전)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와 연계할 수 있는 (가칭)'국방 반도체 제조 R&D연구소' 신설을 구미시가 주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반도체는 첨단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으로,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방 반도체 자립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 반도체 국산화는 갈 길이 멀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무기체계에 적용되는 반도체 중 99.2%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구미는 반도체 제조, 양산, 시험평가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실제 구미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과 생산성이 대전시보다 크게 높고, 수출경쟁력과 성장성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미시는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양산, 시험평가 등 제조 R&D 부문으로 특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국방 앵커기관을 유치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방위산업 컨트롤타워 강화
국방 앵커기관 유치 등을 전담할 방위산업 컨트롤타워 구축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구미시의 방산 전담 조직은 산단혁신과 내 방위산업팀 3명이 전부다.
반면 대전시는 지난달 국방우주산업과(3개 팀 14명)를 신설하고 방사청 이전, 기본계획 추진 등 현안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K-방산의 중요성을 인식한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달 15일 자로 방산 전담 부서인 첨단민군협력지원과(6명)를 신설했다.
구미 역시 단계별 컨트롤타워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우선적으로 구미시청 내 방위산업과(가칭)를 신설하거나, 구미시장 주도로 관련 부서를 아우르는 '방위산업 발전 TF'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 수출 확대를 위한 '해외 방산수출관'을 임명하거나 경북테크노파크, 구미상공회의소, 구미전자정보기술원(GERI) 등에 방산 관련 팀을 구성하는 등 조직을 확대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 구미형 방산 인력 양성
구미형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도 필수 과제다. 지난해 2월 경북도·구미시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경북대, 금오공대,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과 협약을 체결하고 반도체·방산 등 특화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방산업 일자리 수요 증가에 대비한 전문 인력 양성사업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장 위원은 "지역 대학 내 방산 인력 양성과정을 신설하고 방산기업 인턴십 연계 등을 통한 취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지역 대학이 방위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신청할 경우 예산 지원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AI, 우주 등 국방 신산업 분야에 대한 특성화 과정을 신설해 기업 일자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방과학연구소·국방기술품질원·국방기술진흥연구소 퇴직자들에 대한 구미 방산기업 취업 알선과 채용 시 인센티브 제공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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