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시속으로] “물결, 숨결, 바람결…결은 곧 생명력의 표현”

김진영 작가 14번째 개인전 ‘결’
3월 13~30일 동원화랑 앞산점

동원화랑 앞산점에 전시된 김진영 작가의 작품. 이연정 기자
동원화랑 앞산점에 전시된 김진영 작가의 작품. 이연정 기자
동원화랑 앞산점에 전시된 김진영 작가의 작품. 이연정 기자
동원화랑 앞산점에 전시된 김진영 작가의 작품. 이연정 기자
김진영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웃어보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김진영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웃어보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전시장에 들어서자 봄 내음이 가득하다. 정확하게는 작품에서 봄 내음이 풍기는 듯한 착각이다. 그만큼 김진영 작가의 신작은 화사한 색과 봄바람을 닮은 결의 흐름이 돋보인다.

작가는 그간 생명성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작업을 펼쳐왔다. 작업 초창기 생명성과 여성성을 담은 꽃을 소재로 구상 작업을 해오다,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을 맞았던 시기 즈음 변화를 맞았다.

"꽃을 참 좋아하신 분이었는데, 보내드렸던 시기에 벚꽃잎이 우수수 떨어졌었어요. 떨어진 꽃잎을 주워 가만히 보니 그 작은 꽃잎 안에 무수한 잎맥들이 있더라고요. 저 큰 벚꽃나무가 얼마나 많은 생명의 얘기를 담고 있을까, 생각하며 꽃 대신 꽃잎 하나를 단순화시켜 그리게 됐고, 점차 형태를 비워가며 비구상으로 나아가게 됐죠."

사랑하는 생명을 떠나보내고, 엄마로서 생명을 품고, 코로나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그는 더욱 생명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게 됐다. 꽃에서 꽃잎으로, 나아가 생명의 흐름만을 화폭에 남겨둔 그의 작품은 결이 살아있다.

작가는 "결은 잔잔하면서 동적이고, 고요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지속적 상태"라며 "가만히 눈을 감으면 느껴지는 바람결, 아이의 숨결, 따스한 살결 모두 살아있음을 느끼게 되는 에너지"라고 말했다.

동원화랑 앞산점에 전시된 김진영 작가의 작품. 이연정 기자
동원화랑 앞산점에 전시된 김진영 작가의 작품. 이연정 기자

겹겹이 칠해진 색이지만 답답하거나 진하지 않고, 얇은 삼베를 겹친 것처럼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진다. 동양화를 전공해서일까. 담채처럼 색을 얇게 여러번 올리고 여백을 두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색채는 봄이 되면 앞산에 피는 철쭉이나 겨우내 얼었다가 녹아서 흐르는 개울물, 가지마다 움트는 새싹 등 기억 속 자연의 이미지에서 가져온 것.

작가는 아크릴로 그린 캔버스 작업뿐만 아니라, 펄프가루를 이용한 목분유액을 직접 만들어 장지에 모노톤의 작업을 펼친다. 현대미술가협회 소속 작가로서 가끔 설치 작업을 시도하기도 한다.

그는 "하나의 작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 재료로 꾸준히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점차 군더더기나 장식성을 빼고 생동감을 더하는 작품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했다.

김진영 작가의 14번째 개인전 '결'은 3월 13일부터 30일까지 동원화랑 앞산점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 이어 그의 작품은 4월 8일부터 8월 9일까지 롯데호텔 울산 로비에 전시될 예정이다.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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